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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공연 '썸걸즈' 주인공 이석준 최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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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공연 '썸걸즈' 주인공 이석준 최덕문

입력
2008.04.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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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들이 돌아온다. 지난해 헤어짐에 관한 남자들의 솔직하지 못한 핑계를 감각적으로 그려 큰 인기를 얻은 연극 <썸걸즈> 가 11일부터 8월 10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결혼을 앞두고 과거의 연인 4명을 차례로 호텔 방으로 불러들이는 ‘나쁜 남자’ 강진우 역은 작년 초연과 마찬가지로 이석준(36) 최덕문(38)이 번갈아 맡는다.

같은 대본에 같은 배우가 참여하는 재공연이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모습이 될 듯하다. 안정된 연기력 덕분(?)에 여성 관객의 비난을 샀던 두 주연 배우는 연극 <썸걸즈> 이후 유부남이 됐고 그래서인지 입담도 유난히 걸쭉했다.

“달걀에 비유하자면 작년은 반숙이었고 올해는 완숙쯤?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결혼을 앞둔 남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더 깊겠죠. 세상 남자의 99%는 아마 강진우 같을 걸요.”

유부남이 된 후 달라진 연기 패턴에 관해, 시종일관 유쾌한 농담으로 인터뷰 분위기를 띄운 최덕문의 대답이 먼저였다. “형님 말대로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은 확실히 있어요. 결혼을 한 까닭도 있지만 무엇보다 초연에서 놓친 부분을 지금은 잘 아니까요. 사실 주인공을 여자로 바꿔도 통할 작품이죠. 강진우라는 한 남자가 아닌 인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석준이 재빨리 부연설명을 덧붙인다.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두 사람의 답변이 자연스레 한데로 연결되는 모습에서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늠할 수 있었다.

“작년에 뮤지컬 <헤드윅> 을 마친 후에 뮤지컬 출연 제안이 많았는데 상미씨가 연극 <썸걸즈> 를 적극 추천하더군요. ‘결혼 전에 4명의 여자와 무대에 선 네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지만 배우로서는 권하고 싶은 연극’이라면서요.”

지금은 아내가 된 연인 추상미의 권유로 <썸걸즈> 를 선택한 이석준과 달리 최덕문은 다른 배우의 ‘대타’로 참여했다.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짧은 출전, 깊은 인상’의 조역을 주로 해 온 제게는 무척 새로운 작품이었죠. 멜로물은 처음이어서 공연 개막이 임박해서야 베드 신을 제대로 연습해 봤을 정도로 쑥스러웠어요.”

서울예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2인 2색’의 강진우 역할로 경쟁하게 됐지만 오히려 칭찬과 핀잔을 자유로이 오가며 돈독함을 과시했다.

이석준은 “대타가 아닌 당당한 섭외로 초연에 참여했다”며 의기양양하다가도 “매일 변화를 시도하는 덕문이 형의 연기가 샘이 난다“고 했고 최덕문은 “<썸걸즈> 로 나도 드디어 ‘대박 배우’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다가도 이석준이 “우리 부부의 대화는 대부분 공연에 관한 것이다. 서로의 연기에 대한 조언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자 배우 커플인 후배가 은근히 부러운 눈치다.

두 사람은 동문이자 지난 연말 결혼했다는 것 이외에 닮은 점이 또 있다. 이석준은 다양한 연기를 접해 보고 싶어 <썸걸즈> 다음 작품으로 MBC TV에서 방영될 드라마 <에덴의 동쪽> 을 선택했고, 최덕문은 올해 초 신혼여행을 미루고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 에 출연했을 정도로 연기 욕심이 많다.

무엇보다 최근 연극계에 쏟아지는 ‘코미디와 스타만 많고 깊이가 없다’는 평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능청스러운 농담 속에 소신을 녹여 내는 말솜씨가 일품이다.

“산이 높아야만 산이고 깊어야만 바다가 아닌 것처럼 연극도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것을 찾아야 한다”는 최덕문의 말에 “연극은 대중성을 기초로 하는 장르인 만큼 무엇보다 제작과 마케팅의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이석준이 의견을 보탠다.

2008년에도 <썸걸즈> 의 강진우는 변함 없이 여자들에게 말도 안 되는 핑계만 늘어 놓는 나쁜 남자다. 차이라면 미혼의 예술가였던 두 남자 배우가 1년 새 말끝마다 ‘통장 잔고’를 들먹이는 생활인으로 달라졌다는 점이다.

“<썸걸즈> 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누구나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작품이죠. 거리 홍보를 직접 하라고 해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예요.”(이석준) “난 그래도 거리에서 피켓 들고 다니는 건 체력이 달려서 못하겠다. 물론 입금되는 출연료가 얼마냐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하하.”(최덕문) 공연 문의 (02)766-6007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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