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뿔났다. 재임 시절 장기간에 걸친 저금리(과잉유동성) 정책으로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학자와 언론에 의해 연일 제기되자,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통화정책과 자산버블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통계학적으로 매우 근거가 빈약한 것”이라면서 자신이 주도한 통화정책이 현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각국 중앙은행이 (FRB와) 다른 통화정책을 썼음에도 글로벌 주택가격은 급등했고 이는 전세계적으로 예금이 넘쳐난데 따른 실질 장기 이자율의 급락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앞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영향력은 주로 단기금리에 미칠뿐, 장기금리에는 미미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대신 투자은행(IB)들에 화살을 돌렸다. 서브 프라임 관련 채권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 IB들이 여기서 발생하는 고수익(고금리)을 노리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편 그린스펀 전 의장은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질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급격한 주문감소, 실업률 증가, 경기약화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직 경기침체에 진입하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향후 가능성은 50%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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