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투표율. 두 변수의 상관관계는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18대 총선이 치러지는 9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자 궂은 날씨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7일 “9일에는 전국이 차차 흐려져 이르면 오전부터 비를 뿌리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낮 최고기온도 전날보다 10도 가량 낮은 11~19도로, 체감온도는 더 낮을 전망이다.
18대 총선은 역대 최저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실시한 전화 면접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유권자는 63.4%에 불과했다. 1
7대 총선 당시 적극 투표 의사층이 77.2%였던 데 비해 15%포인트 정도 떨어진 수치다. 당시 실제 투표율이 60.6%였던 점을 감안하면 18대 총선은 산술적으로 50% 내외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따라 광주, 울산, 경기 등 일부 지자체는 투표를 한 관람객에 한해 문화시설이나 유원지 등의 입장료를 할인ㆍ면제해 주기로 하는 등 투표율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거와 날씨의 상관관계에 대한 일반론은 투표일 날씨가 좋으면 20~3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ㆍ장년층과 달리 젊은 유권자들은 날씨가 화창하면 나들이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비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역대 선거에서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개혁 성향이 강한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의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날씨는 투표율에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총선 투표율은 12대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다 17대 총선에서 반짝 상승했다. 당시 날씨는 ‘맑고 따뜻’했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형 이슈가 불거져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높였다.
이처럼 날씨보다는 선거 몰입도, 지역별 판세 등 다른 변수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반면 18대 총선의 경우 여야간 특별한 쟁점이 없어 비가 와도 젊은 층의 발길을 투표장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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