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일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중국이 선진국과 맺은 최초의 FTA인 이 협정은 정치적으로 중국의 FTA 반경을 오세아니아주로 넓혀 남반부에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 양측 관계 장관들이 FTA 협정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오늘은 양국 관계에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 협정은 양국의 우정과 이익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12월 협상을 시작한 양국은 15차례의 협상 끝에 양측 상품, 서비스, 투자를 개방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 협정으로 교역 규모가 61억달러인 양국은 2013년까지 농산물 등 상품 분야에서의 관세를 크게 낮추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400만명의 뉴질랜드가 중산층이 1억명 이상의 중산층을 갖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고급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호주와 FTA를 이미 체결한 뉴질랜드와 FTA 협정을 맺음으로써 남반구 지하자원과 에너지, 광물자원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서게 됐다. 특히 중국은 9일 방중하는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의 회담에서 지지 부진한 양측간 FTA 협상을 진전시킬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뉴질랜드가 경제 규모는 세계 50위 정도에 불과하지만 서방 선진국이라는 점에서 다른 선진국들과의 FTA를 체결하는데 유리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중국은 칠레 파키스탄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등과 FTA 또는 상품무역 협정을 체결한 상태이지만 중국에 시장경제지위(MES)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미국 일본과는 FTA협상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 FTA협정이 한미동맹 관계를 증진시킨 것처럼 이번 협정은 국제정치적으로 복잡한 함의를 지닌다.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강한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중-호주간 접근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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