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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문화인상 김채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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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문화인상 김채균 교사

입력
2008.04.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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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철새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가수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 은 교사와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수줍게 베어있는 어른들의 애창곡이다. 노래 속의 선생님처럼 지리산자락에서 서해 낙도까지 과학 열정을 심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 전북 완주군 삼례여중 과학담당 김채균(49ㆍ사진) 교사이다.

그는 1986년 전북 남원시 지리산 자락에 있는 금지중에서 과학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첫 수업을 생각하면 지금도 떨려요. 혹시 실험이 제대로 안되면 어떡하나... 긴장했었죠.”

지리산에서 시작한 과학교사 생활은 전주 시내를 거쳐 부안군의 섬마을 위도로 이어졌다. 김 교사는 지난해까지 근무한 전북 부안군 위도면 위도중ㆍ고교를 비롯해 부임하는 학교마다 과학동아리를 만들어‘과학전도사’로 불린다.

“딱딱한 교과서 속의 이론만 접하다 보니 아이들이 갈수록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 안타깝더군요. 그래서 교실 밖으로 나가서 실험을 하기 시작했어요.”

김 교사는 ‘교실 밖’ 실험을 통해, 학생들의 호기심을 교과서 밖으로 끌어냈다. 예를 들어 교과서에서 시험관으로 하는 수소 폭발성 실험을 학생들과 함께 교실 밖으로 나가 ‘응용’실험으로 바꿨다. 시험관 대신 주사기를 이용하고, 주사기 끝에 작은 물체를 달아 수소 기체가 폭발하면 목표 방향으로 날아가도록 했다. 교과서의 ‘수소 폭명기’ 실험이 교사와 학생들에겐 로켓실험과 피스톤원리 실험으로 확장된 것이다.

학생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방과 후에도 김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호기심을 키운 학생들 중에는 과학과 발명 특기로 명문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있고, 졸업 뒤 특허를 내 아예 창업을 한 경우도 있다. “서울 학생들처럼 사교육 같은 건 생각하기도 힘들어요. 하지만 서울에는 없는 갯벌과 숲, 그리고 호기심이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돼 준 것이죠. 저는 아이들에게 계기를 만들어 주었을 뿐이에요.”

위도 중ㆍ고교의 학생 수는 불과 20명. 김 교사와 학생들의 과학활동은 섬마을 주민들의 화제가 됐다. 지난해 전북 30개 학교에서 300명이 참가한 과학캠프가 위도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학박사인 김 교사가 실험을 지도하고, 어촌 계장님이 갯벌을 안내했다. 위도 과학캠프는 위도 ‘기관장’과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가한 축제였다.

김 교사는 올해 3월 완주군 삼례여중으로 옮겼지만, 지금도 주말이면 도서벽지를 돌며 ‘찾아가는 과학교실과 과학페스티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한 전북 청소년탐구반(YSC)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주말에도 방학에도 멀리 나가니까, 가족들에게 미안하죠. 하지만 학생들이 지금도 어디에선가 재미있는 과학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게으름을 피울 수 없어요.”

동갑네기 부인(양병애 49ㆍ전북 익산시 어양중 교감)도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 교사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위도에 있는 우리 찬솔이가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요. 컴퓨터 쪽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데...주변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크게 성장할 학생인데.”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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