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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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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승인

입력
2008.04.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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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추진중인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계획을 승인했다. 나토의 승인은 2일 러시아의 견제로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 구 소련 국가들을 나토 후보국에 포함시키는 데 실패한 부시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줬다. 이로써 나토 정상회의를 무대로 한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임기 말 외교 대결은 ‘장군멍군’을 기록했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 폐막을 하루 앞둔 3일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의 MD 계획을 만장일치로 지지하며 러시아의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체코는 이날 체코에 미사일 추적 레이더 기지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새로운 레이더 기지는 유럽과 미국에 있는 MD시설들과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 말 업적 남기기에 부심중인 부시 정부는 나토의 지지에 고무된 분위기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유럽 동맹국들이 MD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며 “2001년 부시 대통령이 MD 구축 계획을 제시했을 당시 유럽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승인은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폴란드에 10곳의 요격 미사일 기지, 체코에 미사일 추적 레이더 기지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했다. 반면 러시아는 “러시아의 코 앞에 MD를 구축하는 것은 러시아의 핵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유럽 내 군사력 평형을 해치려는 미국의 의도를 반영한다”며 철회를 주장해 왔다.

MD가 미ㆍ러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6일부터 이틀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마지막 정상회담이 될 이 자리에서양국은 MD 구축에 대한 이견을 어느 정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스 장관은 “양국 정상은 전반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지만 MD 등 민감한 사안을 합의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4일 러시아 고위관료의 언급을 인용, “회담에 앞서 양국은 러시아에 MD를 적대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협상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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