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일간지와 방송사가 여론조사 공표 시한인 2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해 3일 밤과 4일 아침 일제히 보도했지만 10여개 지역구에서 판세 분석이 엇갈려 유권자 사이에 혼선이 일고 있다.
서울 성동을의 경우 조선일보ㆍSBS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김동성 후보(40.2%)가 통합민주당 임종석 후보(36.7%)를 앞서는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같은 날 발표된 동아일보ㆍMBC 조사에서는 오히려 임 후보(41.0%)가 김 후보(36.5%)를 비슷한 격차로 앞섰다.
경북 안동은 동아일보 조사에서 한나라당 허용범 후보(31.5%)가 무소속 김광림 후보(29.7%)를 근소한 차로 제쳤지만 같은 날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김 후보(38.3%)가 허 후보(26.7%)를 10% 포인트 이상이나 앞섰다. 서울 구로을도 KBS 조사, 한겨레 조사, 한국일보ㆍOBS 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한나라당 고경화 후보를 앞섰지만 동아일보 조사에선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노원갑(현경병-정봉주), 성동갑(진수희-최재천), 동작갑(권기균-전병헌), 양천을(김용태-김낙순), 경기 수원영통(박찬숙-김진표), 경기 남양주갑(심장수-최재성), 부산 사하갑(현기환-엄호성) 등도 조사기관에 따라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는 1차적으로 해당 지역구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의 경우 동아일보 여론조사가 지난달 31일~이달 2일 이뤄지고, 조선일보 조사는 2일 하룻동안, 한국일보와 한겨레 조사는 1, 2일 양일 간 실시되는 등 조사시점에 일부 차이가 나는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언론사 총선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다. 이는 8.8% 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나야 앞서나간다고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8.8% 포인트 차이 이내에서 1위와 2위의 구분은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가령 마포갑이나 노원을의 경우 민주당 노웅래 우원식 의원이 6~7% 포인트 뒤지고 있지만 한나라당 후보의 우세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순위가 뒤바뀌는 것도 확률상 얼마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후보별 격차가 일부 차이를 보이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순위가 바뀌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은 조사방법상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현재의 선거구별 500명인 샘플수를 늘려 좀 더 정확성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이사는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비교적 동질적 성향인 지역구에선 500명의 표본으로도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지만,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 같은 이른바 복합 선거구나, 한 선거구 안에 이질적 지역이 여럿 있는 곳은 오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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