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은 아무도 한화를 4강 후보로 꼽지 않았다.
예상대로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한화는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1-11로 대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986년 팀 창단 후 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5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개막전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6피안타 5실점으로 1-11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에이스 류현진(21)은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렸다. 당시 4사구를 7개나 허용할 정도로 최악의 제구력을 보였던 류현진은 이후 팀 5연패를 덕아웃에서 바라보며 가슴이 새카맣게 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에이스는 역시 달랐다. 류현진은 4일 KIA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팀 연패를 스스로 멋지게 끊었다.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와 용병 타자 덕 클락의 결승 3점홈런을 앞세워 KIA를 4-1로 꺾고 5연패 끝에 드디어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5회 첫 타자 최희섭에게 안타를 맞을 때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벌였다. 7회 장성호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으나 9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지난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개인 통산 10번째 완투승으로 장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지난해 8월31일 LG전(9이닝 2실점) 이후 7개월 여만의 완투승이자 KIA전 6연승.
류현진은 “팀이 5연패로 부진했는데 최소 실점으로 막는다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개막전 패배 이후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주력한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한화는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8회말 2사 1ㆍ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좌타자 클락이 KIA의 왼손 구원투수 문현정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120m짜리 결승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KIA 장성호는 7회말 류현진을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통산 11번째 800타점 고지에 올랐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구에서는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가 삼성을 3-1로 꺾고 파죽의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히어로즈의 프로 3년차 이현승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프로 데뷔 후 첫 선발승을 따냈다. 삼성은 5연승 끝에 올시즌 첫 패배.
잠실에서는 롯데가 마해영의 2회 솔로홈런(2호)과 4회 카림 가르시아의 투런홈런(3호)에 힘입어 LG를 6-4로 꺾고 5승1패로 삼성과 함께 공동선두로 나섰다. 가르시아는 홈런 3개를 모두 밀어서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부문 단독 1위. 4연패의 LG는 1승5패. 인천에서는 선발 채병용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운 SK가 두산을 6-2로 꺾고 3연패 후 연승을 달렸다.
허재원 기자 인천=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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