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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위기를 바겐세일 찬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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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위기를 바겐세일 찬스로"

입력
2008.04.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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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에 한번 올 투자 기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잿더미가 되다시피 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드디어 헤지펀드의 ‘진주 쓸어 담기’가 시작됐다. 금융 위기의 확산이 끝 모를 공포를 불렀지만, 일부 투자자에게는 헐값에 자산을 싹쓸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최근 미국경제가 바닥을 쳤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헤지펀드의 ‘진주 쓸어 담기’ 움직임을 보면 이미 바닥을 쳤다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금융 위기가 여전히 최고조에 달해있지만, 난파선 속에서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가 은밀하게 시작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금융 위기의 화근으로, 그 동안 팔아치우지 못해 안달이었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이미지가 최근 월 스트리트에서 ‘흙더미에 묻힌 진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MBS 시장을 노린 헤지펀드가 세계 각국의 부자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있으며 이미 70개 이상의 헤지펀드가 골드만 삭스나 블랙스톤 등 메이저 투자사와 연계해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이날 ‘자산 가격이 급락해 투자 기회가 많아졌다’며 109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투자펀드를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사모펀드 론스타도 1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1조 3,000억 달러의 투자그룹 블랙락도 지난 주 모기지 사업을 전담하는 새 회사를 설립했다.

블랙락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우리 고객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신용 시장이 엄청난 투자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고 이 회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모기지란 말만 들어도 치를 떠는 주주들 때문에 대형 은행이 그 동안 모기지 상품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아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시장이 과민 반응을 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일부 연금펀드도 이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연금펀드 ‘캘리포니아주 교사 은퇴 시스템’의 크리스 에일먼 투자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지 전체가 다 문제가 있다는 풍조가 만연해 있지만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에게는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다’는 오래된 금언이 있다. 펠로톤 헤지펀드는 지난해 가을 금융위기가 바닥을 쳤다고 믿고 MBS를 사 모았지만,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문을 닫고 말았다.

리먼브러더스가 1일 4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뉴욕 증시가 폭등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에서 위기가 앞으로 2, 3년 더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도 여전하다. 지금을 바닥으로 여기고 뛰어드는 헤지펀드가 또 다른 칼날을 맞을지, 잿더미 속에서 노다지를 캘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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