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MBC 여기자의 볼을 만진 행동이 ‘성희롱 논란’으로 급속하게 확산되자 3일 해당 기자에게 사과했다.
MBC와 정 후보측에 따르면, 정 후보는 2일 오후 6시께 사당3동 S아파트 앞에서 후보연설회를 마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MBC 김모 기자가 뉴타운 정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다음에 하자”고 말을 끊었다. 문제는 그 뒤 정 후보가 김 기자의 볼에 손을 댄 것. 이에 김 기자는 “성희롱입니다”라고 항의했으나, 정 후보는 인파에 밀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정 후보측은 전날 일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전 해명자료를 내고 “당시 지지자들과 주민들이 뒤섞여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왼팔로 김 기자의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측은 또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신체접촉에 대해 해당 여기자가 불쾌감을 느꼈을 수는 있으나 그것은 오해일 뿐 성희롱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통합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이 정치쟁점화를 시도하며 일제히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MBC 기자회 및 노조, 한국여기자협회도 공식 사과를 요구, ‘성희롱 논란’이 위험수위까지 치달았다. 여기자협회는 “정 후보가 왼쪽 손으로 여기자의 오른쪽 뺨을 쓰다듬듯이 두어 번 툭툭 쳤다”면서 “공직자에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에게 뺨을 쓰다듬는 사건은 전례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오후 MBC 본사를 방문해 김 기자에 사과한 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태진화에 나섰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본의는 아니었으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김 기자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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