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가 22일 총통에 당선된 뒤 종전대로 직장에 계속 다니겠다고 선언, 논쟁을 불러일으킨 저우메이칭(周美靑ㆍ55ㆍ사진) 여사가 국민 여론 싸움에서 판정승을 거둔 듯하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는 인터넷을 통해 여론을 취합한 결과 상당수 대만인이 퍼스트 레이디의 직장생활 선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한 독자는 “저우 여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집에서 마 총통과 애완견 ‘마샤오주(馬小九)’를 돌보는 것 뿐인가”라며 저우 여사의 직장생활에 지지를 표시했다.
이런 여론은 대만 여성의 역할이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1980년만 해도 30~34세 여성 중 기혼 여성이 89%에 달했으나 2006년에는 61%로 뚝 떨어졌으며 노동력 있는 여성의 48%는 직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 여성의 사회 참여도는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2위이며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도 30%로 국제사회 평균(17.8%)은 물론 한국(14.4%) 미국(16.8%) 일본(9.4%) 등을 크게 웃돈다.
한 30대 직장 여성은 “일부에서는 퍼스트 레이디를 공적인 자산으로 보지만 나는 저우 여사가 그녀 만의 일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내가 남편의 부속물이던 시대가 지난 만큼 아내의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국민당과 혈투를 벌였던 민진당과 일부 여론은 퍼스트 레이디의 직장생활을 여전히 탐탁치 않게 여긴다. 퍼스트 레이디라는 막강한 권한을 통해 여성의 권익 신장과 국가를 위해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저우 여사는 이런 반대 여론에 꿈쩍 않는 모습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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