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팀끼리 제대로 만났다.
정규시즌 1위 동부와 4위 KT&G, 2위 KCC와 3위 삼성이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격돌한다. 동부-KT&G의 ‘1호선’은 5일부터, KCC-삼성의 ‘2호선’은 6일부터 전쟁을 시작한다. 어떤 관점에서 4강 플레이오프를 ‘감상(鑑賞)’해야 재미가 더할까.
'지키는 농구'의 달인을 가리자(동부-KT&G)
동부의 강점은 단순히 높이에 있는 게 아니다. 철저한 협력수비가 동부 농구의 힘이다. 골밑의 오코사와 김주성은 다른 팀 센터들에 비해 협력수비가 뛰어나다. 둘이 협력수비를 펴는 동안 생기는 빈 공간은 표명일 이광재 강대협 등 외곽 선수들이 커버하기 때문에 상대로서는 좀처럼 뚫기 어렵다. 동부는 정규시즌에서 평균 75.49점으로 실점부문 1위를 차지했고, 오코사는 수비 5걸에 뽑혔다.
수비라면 KT&G도 동부에 뒤질 게 없다. 80.19점으로 실점부문 공동 3위를 기록한 KT&G는 챈들러, 커밍스 두 외국인 선수는 물론이고 국내 선수들의 기량과 스타일도 대체로 엇비슷하다. 이현호 은희석 김일두는 1대1로는 힘에 부친다 싶으면 곧바로 협력수비로 전환한다. 정통 센터가 없으면서도 KT&G의 실점이 많지 않았던 것도 수비 덕분이다. 은희석과 이현호는 수비 5걸에 선정됐다.
농구 대잔치 이후 처음이네(KCC-삼성)
KCC 전신인 현대는 1978년 창단 때부터 삼성과 앙숙이었다. 두 팀은 기아가 창단하기 전 농구 대잔치 등 각종 대회 우승을 양분했으며, 한국농구 스타의 산실이었다. 신선우 박수교 이충희 김성욱 이문규 등은 현대 출신이고, 고 김현준을 비롯해 박인규 신동찬 조동우 안준호 임정명 김진 오세웅 이상윤 등은 삼성 출신이다.
그러나 두 팀은 97년 프로농구(KBL) 출범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적이 없다. 더구나 지난해까지 ‘삼성 간판’이었던 서장훈이 KCC로 옮겼고, ‘KCC 대표이사’ 이상민은 삼성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만큼 챔프전 못지않은 관심을 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영원한 ‘삼성맨’인 반면 KCC 허재 감독은 ‘기아맨’이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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