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화장품이 화제다. 아모레퍼시픽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의 식물성 줄기세포화장품 아이오페 플랜트 스템셀 라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다음주 초부터 휴플레이스 등 오프라인 매장과 GS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올해 1월 LVMH코스메틱스코리아의 크리스찬 디올도 ‘최초의 줄기세포 관련 화장품’을 표방한 주름관리용 기초제품 디올 캡춰 R60/80 TM XP 제품을 전세계에 동시 출시해 이목을 받았다. 황우석 박사 사건 전국민이 상당한 지식을 갖게 된 줄기세포를 활용한 화장품은 정말 세월의 흔적을 지워줄 수 있을지 알아봤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강학희 상무는 “인체는 약 60조개의 세포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데 그걸 관장하는 게 전체의 10% 남짓한 줄기세포”라며 “세포공장으로 불리는 줄기세포가 강하고 튼튼하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주름은 피부 조직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생기기 때문에 줄기세포의 세포 증식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두 가지로 나뉜다. 생명체의 탄생을 주관하는 배아 줄기세포와 기관이나 장기의 재생을 돕는 성체 줄기세포다. 화장품 기술에 응용되는 것은 윤리적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피부의 성체 줄기세포다.
아이오페와 디올은 줄기세포를 활성화해 주름을 예방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그에 도달하는 방법은 전혀 다르다. 아이오페 플랜트 스템셀은 실제 식물 줄기세포 성분을 함유했다. 이 회사 기술연구원의 박원석 연구원은 “동물의 줄기세포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해 세포 증식 능력이 떨어지지만 식물체는 살아있는 한 계속 성장하고 증식하는 강한 생명력을 갖는 데 착안해 식물 줄기세포 성분을 추출해 첨가했다”고 말한다.
함유량은 0.1%. “적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피부에 자극이 없는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디올 제품은 줄기세포 성분을 함유한 것은 아니다. 홍보담당 남경희씨는 “스템좀(stemsome) 이라는 신기술을 통해 줄기세포가 존재하는 피부 기저막까지 영양물질을 온전히 운반하고 공급함으로써 줄기세포를 활성화한다”며 “기저막까지 공급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물질이라도 피부는 이 물질로 반응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태생부터 갖고있는 줄기세포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효과는 있을까. 아이오페 측은 30~40대 여성 21명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피부 진피층 치밀도는 8.8% 증가했으며 주름면적은 6% 축소됐다고 밝혔다. 임상 참가자들은 아침 저녁으로 세럼과 크림을 함께 발랐고, 장시간 외출 등은 자제할 것을 요구 받았다. 디올은 외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리치 텍스처 크림 실험 결과, 15명중 4명이 평균 44%의 표면 주름 완화를 느꼈다고 밝혔다.
디올 제품은 출시된 지 갓 석 달을 넘겼지만 현재 디올의 노화방지용 제품군인 캡춰라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비교적 싼 가격(7만~8만원대)에 힘입어 올해만 약 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1조2,000억을 헤아리는 만큼 줄기세포 화장품의 시장성은 충분하다”면서 “다만 소비자는 화장품이 의약품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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