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봄, 무대가 뜨겁다. <클로져> <그 자식 사랑했네> <바디클럽> 등 19세 이상 관람 등급의 연극과 뮤지컬이 잇따라 공연돼 지근거리에서 배우들의 격렬한 키스, 파격적인 노출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바디클럽> 그> 클로져>
하지만 단순한 눈요기 차원이 아닌 인간의 내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1990년대의 대학로 뒷골목 벗기기 연극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 작품에서는 성(性)을 갈등의 불씨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현실의 고통을 드러내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한다. 원초적인 노출이 가식과 허위를 벗고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적나라한 삶의 고백'으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 연극 <클로져>클로져>
부고담당 기자 대현과 스트립 댄서 지현, 사진작가 태희, 피부과 의사 운학의 엇갈린 사랑을 솔직하게 풀어낸 연극이다.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영국 런던 초연 이후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30여 개 언어로 공연됐다. 2004년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이듬해 한국에서 초연됐다.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와 달리 연극은 냉소적인 유머와 노골적인 대사가 특징. 운명적인 사랑과 배신, 집착, 소유욕 등 남녀 관계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불편할 정도의 거침없는 대사와 열정적인 키스 신 등 감성적으로 묘사했다.
TV스타 데니 안과 홍은희를 캐스팅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배성우 이영윤 등이 함께 출연한다. 구태환 연출.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764-8760
■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그>
2007년 초연한 창작극으로 보습학원 국어강사 미영(나)과 영어강사 정태(그 자식)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2인극이다. 칠판 두 개가 세트의 전부인 무대로 첫 만남부터 이별까지 사랑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와 스킨십의 노골적인 표현으로 젊은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연출가 이재준과 뮤지컬 <빨래> 로 뮤지컬대상 극본상을 받은 '명랑씨어터 수박'의 추민주 대표가 손을 잡은 '젊은' 연극이다. 빨래>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공연 퍼레이드 '우르르~간다!' 중 한 편으로 12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02)3675-3677
■ 뮤지컬 <바디클럽>바디클럽>
스트립 댄서들의 절망과 슬픔, 그리고 기대를 담은 97년 초연의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이번이 국내 초연. 스트립 클럽이 주 배경인 만큼 여배우들이 상반신 노출도 마다하지 않지만 이는 그들의 정체성을 조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벗는 연극이라는 주변의 시선에 당황했다. 댄서들의 좌절과 희망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대학로 SH씨어터에서 장기 공연 중이다. (02)747-2266
■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파이브>
제목 그대로 '5색 사랑'을 그린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낭만과는 거리가 먼 현실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만큼 성행위를 희화화한 삽입곡과 안무를 넣는 등 대담한 표현이 적지 않다. 27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18세 이상 관람가. (02)747-4702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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