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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졸업생 MIT박사 입문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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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졸업생 MIT박사 입문 꿈 이뤘다

입력
2008.04.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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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졸업생이 3년간 독학으로 개발해 낸 원리를 인정받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과정에 입학하게 됐다. 숭실대 물리학과 졸업생인 안병권(28)씨는 최근 ‘자가변이 로봇 소형화에 필요한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연구’로 MIT 컴퓨터공학과로부터 입학허가를 얻었다.

가을부터 석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조건이다. 학비와 생활비 등을 포함해 6만 달러 이상의 전액 장학금도 받는다.

■ 300만원 들여 개발한 기술의 개가

안씨가 밝혀낸 원리는 명쾌하다. 로봇을 구성하는 정육면체 부품들이 서로 이동해 가면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원리를 밝혀 낸 것이다. 정육면체 크기를 줄이고 숫자를 늘리면, 영화 ‘트랜스포머’처럼 로봇들의 정교한 무한변신도 가능해진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안씨는 “이 기술은 미국에서도 인텔 등 거대 기업과 소수 대학에서만 연구하고 있는 분야”라고 소개했다. MIT 카네기멜론 등 미 명문대에서 수백만 달러를 들여 연구중인 분야지만, 그는 기술개발에 쓴 돈은 300만원이 전부다.

그가 개발한 원리가 적용되는 분야는 ‘트랜스포머’ 로봇의 외형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우주선이나 인공위성 일부분이 고장을 일으켜도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해 계속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심장이 뛰지 않을 때 세포 크기의 큐브를 넣어 심장을 되살릴 수 있고, 암세포 제거에도 유용하게 사용되는 등 의료분야에서의 효과도 기대된다.

■ 혼자 힘으로 일군 20년 꿈

안씨의 성과가 돋보이는 것은 학교나 기업, 혹은 연구소 등에 속하지 않고 두 평 남짓한 방에 틀어박혀 연구로 매진한 결과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

그는 “초등학교 입학전에 MIT 진학 꿈을 꿨다”고 말했다. 초등 1학년때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엔 귀했던 컴퓨터를 집에 두고 ‘베이식’ 프로그램을 배우기 시작했다. 중고교 시절엔 대학교재를 혼자 공부했다.

그러나 컴퓨터는 평생 할 일이라 생각했고, 순수과학으로 기초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물리학과를 선택했다. 대학시절에도 기술벤처 회사에서 팀장을 맡아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등 컴퓨터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안씨는 2004년 대학 졸업 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에 방을 잡았다. MIT에서 교수들 방을 돌면서 자기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문전박대도 당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지도교수로 점찍어 둔 교수의 강의를 몰래 청강도 하고 현지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며 꿈을 키웠다.

당시엔 맨주먹이었지만 항상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MIT 출신도 아니고 석사 학위도 없어 보여줄 거라곤 가시적인 성과가 유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는 그런 이유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안씨는 그러면서 방 한쪽에 붙여 둔 빛바랜 작은 사진 한 장을 가리켰다. “MIT 컴퓨터 공학과 건물입니다. 아침에 눈뜰 때마다 사진을 보면서 각오를 다졌는데, 드디어 20년 꿈을 이뤘습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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