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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MB효과' 거품은 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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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MB효과' 거품은 빼자

입력
2008.04.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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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대외여건과 불확실한 내수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기관 단체들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 그룹이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93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3,600개 기업을 조사한 산업은행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11.2% 늘어나는 것으로 발표했다.

발표 기관들은 이 같은 투자 확대계획이 ‘MB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투자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를 완화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말이다.

분위기상 이 같은 설명에 크게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참여정부 당시 할인점이 재래시장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늘어나자 뒤늦게 설립 규제를 가하면서 지난해 10% 감소했던 내수업종의 설비투자가 올해 23.6%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는 분명 규제 완화 기대감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MB효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전경련이 발표한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계획은 새 정부 출범 전인 지난해 말 조사 때(약 90억원)보다 3조원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그것도 동양제철화학의 폴리실리콘 증설, 현대제철의 당진제철 설비투자, 현대중공업의 선박엔진공장 신설, 포스코의 신제강투자 등 대형 설비투자 중 상당수는 이미 1, 2년 전 계획이다.

전반적인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투자 계획은 예정대로 집행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초 산은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6.8% 늘리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진정한 ‘MB효과’는 기관 단체들의 거품 발표보다는 정책 당국의 조속한 혼선 정리와 당국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감 회복에 달렸다.

최진주 경제부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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