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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 뒤바뀐 韓·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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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 뒤바뀐 韓·美

입력
2008.04.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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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 문제를 두고 한미의 역할과 입장이 뒤바뀌고 있다.

임기말의 조지 W 부시 미 정부는 북한과의 핵 협상 등에서 유연성을 앞세우고 있지만 한국은 양보나 유연함보다는 원칙을 중시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 변화에 대해 미 뉴욕타임스는 2일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재임 중 핵 협상 타결에 주력하는 부시 정부에 새로운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간 역할의 역전 현상은 이명박 정부의 보수적 성향 때문에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강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북한은 3일에도‘긴장조성 행위 중단’과 ‘불가침 합의 준수’를 요구한 전날 남측의 전화통지문에 대해 수용을 거부하고 “군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미의 역할이 바뀐 데 대해 일부에선 뉴욕타임스의 보도처럼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북 핵 해결 과정에서 역할의 역전이 반드시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전 정부가 취한 북한에 대한 타협적 자세가 오히려 북 핵 6자회담에서의 한미간 공조와 협상력을 떨어뜨린 점을 감안하면‘미-유연, 한-원칙’구도가 목표 달성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물론 미국의 유연함에 분명한 한계가 있어야 하고 북한의 이간 기도에 맞서 한미가 완전한 사전ㆍ사후 공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북한이 핵 문제 등에서 사실상 북미간 양자 협상을 우선시하면서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부닥쳤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문제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북관계에서는 빗장을 걸려고 하면서도 북 핵 신고 문제 등에서 북미간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은 북한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북한이 남북, 북미 관계를 모두 냉각시키는데 따른 부담이 클 뿐 아니라 또 이런 점 때문에 핵 실험이후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긴장조성 능력도 상당히 위축돼 있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만 한미의 전략ㆍ전술적 공조가 북한의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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