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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약' 진짜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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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약' 진짜 믿으세요?

입력
2008.04.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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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ADHD의 주요 증상 가운데 6가지 이상의 증상이 6개월간 지속돼야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DHD 약인 염산메칠페니데이트 제제가 서울 강남 등의 일부 학원가에서 오ㆍ남용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식약청 관계자는 “그동안 병ㆍ의원에서 1~2가지 증상만 나타나도 학생들에게 처방, 약 사용량이 매년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산하 약물오남용방지위원회 관계자는 “식약청이 지난해 11월 학회의 오ㆍ남용 실태 공동조사 제안을 무시하고, 정확한 조사도 없이 의사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국내 ADHD 환자 수는 40만명이 넘는데 현재 치료를 받는 어린이ㆍ청소년은 6만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식약청의 분석처럼 과잉 진단이 아니라 과소 진단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ADHD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1. 약 먹으면 공부 잘 한다(X)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학업 성적도 올라간다. 하지만 정상인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복용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유희정 교수는 “정상인이 당일치기 공부를 위해 약을 먹었다면 다음날 붕 뜨고 불쾌한 느낌이 남아 시험을 잘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2. 약 먹으면 키가 안 자란다(△)

약을 먹으면 초기에 성장이 확실이 늦어진다. 미국 교육부와 국립보건원이 공동 후원한 대규모 연구에서 작용시간이 짧은 ADHD 약을 3년간 복용한 어린이는 약을 복용하지 않은 어린이보다 키가 2㎝, 몸무게는 2.7㎏ 적었다.

요즘 주로 처방되는 서방형(徐放形ㆍ약물이 서서히 퍼져 일정한 혈중농도를 유지하는 형태) 약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2년간 복용했을 때 정상 어린이보다 키가 0.23㎝, 몸무게가 1.2㎏ 적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소아ㆍ청소년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ADHD 약을 복용한 아이가 어른이 된 뒤에도 여전히 키ㆍ몸무게가 적은지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3. ADHD 어린이는 성공하지 못한다(X)

ADHD 어린이의 문제 행동은 교사나 부모에게 절망, 분노, 자책감을 일으켜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어린이도 이에 영향을 받아 점점 반항적이 되거나 불안, 우울해지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서울신경정신과 서천석 원장은 “ADHD 어린이를 잘 치료하고 선도하면 창의적인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수학과 과학 등에서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4. 약물보다는 행동 치료가 우선이다(X)

ADHD로 확진된 경우 1차 치료에는 약이 좋다. 약으로만 70~80%의 어린이에게서 증상이 개선된다. 서울대병원 소아ㆍ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ADHD를 방치하면 평생 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약을 먹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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