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전화벨이 울린다. 길을 가던 남자가 갑자기 손가락을 입에 대고 전화 통화를 한다. 남자의 손가락 끝에는 손톱보다도 더 작고 피부처럼 얇은 휴대폰이 붙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 휴대폰을 빌려줄 때에는 악수를 하면 된다. 손을 씻으면서도 전화가 오면 그냥 귀에 대면 통화할 수 있다.
퀄컴이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해리슨 포드의 배역(‘한솔로’)을 빗대서 ‘핸드솔로’(handsolo)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통신서비스의 미래다.
폴 제이콥스(사진) 퀄컴 사장은 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북미이동통신전시회’(CTIA)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신기술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동통신이 수직적, 수평적 영역 확대를 통해 통신서비스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통신용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휴대폰 제조업체, 통신서비스업체가 전부였으나 지금은 TV, 전자상거래, 인터넷 등이 이동통신에 결합되면서 사람들의 생활이 이동통신, 즉 휴대폰을 중심으로 발전한다는 뜻이다.
제이콥스 사장은 이를 위해 퀄컴이 준비중인 ‘고비’ ‘스냅드래곤’ ‘미디어플로’ 등의 신기술을 소개했다. ‘고비’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노트북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접속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솔루션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의 대항마. 와이브로와 달리 별도 접속망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망을 활용해도 된다는게 큰 장점이다.
제이콥스 사장은 “키모바일, 버라이존, 보다폰 등 3개 해외 이동통신서비스업체 및 HP, 레노버, 파나소닉 등 컴퓨터(PC) 제조업체들과 고비를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며 “2분기 중에 나온다”고 말했다.
‘스냅드래곤’은 휴대폰을 PC처럼 만들어주는 반도체. PC의 CPU 역할을 하는 이 칩은 휴대폰 통화 뿐만 아니라 동영상 재생, 무선인터넷 접속 등 PC가 하는 대부분의 일을 한다. 제이콥스 사장은 “이미 15개 휴대폰 제조업체에 견본용 칩셋이 공급돼 제품화를 논의중”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플로’는 퀄컴이 개발한 이동형 TV 기술. 우리나라의 DMB에 해당한다. 빠른 채널변경 속도, 저전력 소모 등을 장점으로 내세워 이미 미국내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을 통해 제공중이며, 다음달 중에 AT&T를 통해서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 LG전자에서도 미디어플로를 지원하는 휴대폰을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제이콥스 사장은 “이동통신을 통한 전자상거래, 게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모두 지원하는 것이 서비스 전략”이라며 “사람들의 생활이 이동통신 중심으로 편리하게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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