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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경영코드는 디자인] <4> 디자인은 종합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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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경영코드는 디자인] <4> 디자인은 종합예술이다

입력
2008.04.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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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대에 놓인 상품이 팔리려면 0.6초 내에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미국 경영학자 톰 피터스)

디자인이 제품과 비즈니스 혁신의 핵심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업체 IDEO가 ‘디자인 기업’이 아닌 ‘혁신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최근 디자인과 혁신은 동의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나이키와 GM,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도 혁신적인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디자인적 사고(思考)’를 가진 디자인스쿨 졸업생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지향하는 혁신의 초점은 ‘고객’에 맞춰져 있다. GM 등은 고객 중심의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인문학과 인간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리서치 그룹을 운영한다. 새 비즈니스와 제품을 개발할 때 시장 규모와 성장률 분석보다 소비자를 이해하고 새로운 경험을 상상할 수 있는 디자인적 사고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확보,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1년부터 삼성전자 디자인의 ‘씽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디자인경영센터에는 제품 외형을 만드는 디자이너만 있는 게 아니다. 경영과 건축, 심리학, 음악, 교육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디자이너들의 창의성 제고를 돕는다. 또 음악 전공자들은 음악 사용자이용환경(AUI) 디자인 업무에, 건축 전공자들은 시스템에어컨 등 주거공간 관련 제품 디자인과 상품 기획에 깊숙이 관여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이건희폰’(T100)은 삼성전자의 첫 텐밀리언 셀러 제품에, 보르도TV는 히트상품 반열에 각각 등극했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정국현 디자인전략팀장(전무)은 “최근 디자인 영역이 제품 외관에 머무르지 않고 소프트웨어, 사운드, 생활패턴 등으로 확대돼감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협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 디자인연구소도 인류학을 포함해 심리학과 경영학, 기계공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디자인연구소 인력 500여 명 중 10% 가량이 디자인과 무관한 분야의 전공자들이다.

이들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시장 트렌드를 분석함으로써 LG전자 각 사업부의 제품 컨셉트를 발굴하고 새 사업 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고성능 카메라 휴대폰과 디오스 냉장고, 타임머신 TV 등 주요 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초 컨셉트를 제공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디자인연구소를 총괄하는 배원복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은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은 디자인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전 세계의 다양한 고객들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선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 연구를 통해 고객의 욕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안재 수석연구원은 “디자인의 개념이 과거와 달리 고객들의 잠재적인 욕구까지 파악해 제품에 반영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여 디자인을 연구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은 업체들에까지 확산돼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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