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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금융위 주도권 다툼 양상/ "밀리면 안돼… 밀어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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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금융위 주도권 다툼 양상/ "밀리면 안돼… 밀어붙여"

입력
2008.04.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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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민영화 방안을 둘러싸고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단지 메가뱅크(강 장관)냐, 개별 민영화(전 위원장)냐의 싸움이 아니라, 향후 금융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대립의 성격이 짙다.

전 위원장은 2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향은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를 빨리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금융위 안대로 산업은행 개별 민영화를 밀어 부치겠다는 것이다.

산은 민영화 방안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과 곽승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작품. 따라서 전 위원장의 소신과 철학이라기 보다는 이번 싸움의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 내부에서조차 민간 출신의 전 위원장이 조직의 위상을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며 “여기서 밀릴 경우 전 위원장의 대내외적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전 위원장이 이날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국책은행 민영화 방안을 결정하는 것은 금융위원회 소관이다. 헤게모니 싸움은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강 장관도 쉽게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환율과 금리정책에 대해 연일 독한 발언을 쏟아내듯, 일단 소신으로 굳어지면 강력하게 밀어 부치는 성격이다. 게다가 경제 부처의 맏형으로 여전히 금융정책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충분한 협의 없이 금융위가 산은 민영화 방안을 먼저 발표한 것에 대해 강 장관이 상당히 불쾌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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