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의 한 경찰서에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억지로 차에 태워 급히 떠났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강력팀 형사 대부분이 투입됐지만 결과는 허탕이었다.
두 사람은 내연의 관계였다. 한 간부는 “경찰의 자업자득”이라며 “잘못된 제보라도 확인하고 수사하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양과 일산에서 잇따라 발생한 어린이 대상 강력범죄로 불안해진 시민들의 실종ㆍ가출 신고가 폭주하면서 경찰이 고민에 빠졌다.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에서 발생한 14세 미만 어린이 실종 신고는 188건으로 1월 112건, 2월 114건에 비해 70% 가량 증가했다. 초등생 유괴ㆍ살해사건이 발생한 안양시의 경우 지난 달에만 13건이 접수돼 1월(8건) 2월(4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일산에서도 사건이 알려진 후 10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어린이 대상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자녀 귀가가 늦거나 한두 시간 정도 연락만 되지 않아도 부모들이 서둘러 신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 실종 신고가 24시간 내에 실종자가 자진 귀가하는 단순가출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 경찰서 강력팀 형사는 “요즘 실종, 가출 신고가 부쩍 늘었다”며 “자작극이나 엉뚱한 신고도 많아 허탈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민생, 현장 대응 역량 강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앞으로 어린이나 부녀자를 상대로 한 단순 폭력, 실종 의심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전문 수사경찰관이 지구대 직원과 함께 출동하라고 지시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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