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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 선포인트 할인, 대출이나 다름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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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 선포인트 할인, 대출이나 다름없네

입력
2008.04.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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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최모씨는 3년 전 차를 구입할 때 신용카드로 30만원 선포인트 할인을 받았다. 당시 자동차 딜러는 “2~3년 정도 이 카드로 기름만 넣어도 30만원 포인트는 쉽게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는 자동차 할부금을 다 갚은 현재까지도 카드 포인트를 다 상환하지 못했다. 3년 동안 못 갚은 금액은 이제 현금으로 일시에 갚아야 한다.

주부 강모씨는 지난해 동네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TV를 구입하면서 카드로 70만원 선포인트 할인을 받았다. 카드만 쓰면 포인트로 상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매달 현금이 빠져나갔다. 확인해 보니 일정 포인트 이상 쌓지 못하면 차액이 현금으로 청구돼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현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려면 매월 100만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선포인트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이처럼 포인트 적립을 쉽게 생각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게시판에는 사전에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선포인트 할인을 받았던 카드 사용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객 불만이 늘어나자 최근 카드사들은 선포인트 할인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신청서가 들어오면 전화로 포인트 상환 방법 등을 사전에 알려주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선포인트 할인으로 물건 구입시 신청서를 팩스로 받으면 콜센터에서 5분 내에 고객에게 확인 전화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딜러나 전자제품 판매원들은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팔기 위해 포인트 적립이 쉬운 것처럼 말하면서 선포인트 할인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사용자들이 선포인트 할인을 ‘할인’이 아닌 ‘할부대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장 현금으로 30만원이나 70만원을 내는 것보다는 무이자나 0.6~0.8%의 낮은 이자율로 할부 대출을 하되 이중 상당 부분을 포인트로 갚는 방식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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