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사퇴압력을 힘겹게 버티고 있는 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의 막판 향배를 가늠해보려면 4월22일, 5월6일, 7월1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승리해 경선이 8월말 전당대회 이전에 막을 내릴지, 아니면 전당대회 때까지 피투성이 싸움이 계속될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날들이기 때문이다.
4월22일은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를 치르는 날이다. 힐러리 의원은 여기서 승리해야 사퇴압력에서 보다 확실히 벗어날 수 있다. 때문에 남은 경선 지역 중 대의원(188명)이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는 그가 사활을 거는 승부처다. 역으로 오바마 의원이 승리하면 힐러리 의원을 벼랑 끝으로 몰아 경선을 가장 빨리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생산직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현재 힐러리 의원이 앞서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지더라도 격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표로 총력을 쏟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경선이 끝나면 ‘신 슈퍼 화요일’이라고 부르는 5월6일의 노스캐롤라이나ㆍ인디애나주 예비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할당 대의원이 각각 134명, 84명인 두 곳의 경선이 중요한 이유는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 의원에 대한 당 안팎의 사퇴압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힐러리 의원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 뒤 이 곳에서 2승, 또는 1승1패를 거둘 경우 그에 대한 사퇴요구는 근거가 약해진다.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 의원을 사퇴시킬 수 있는 4월22일과 5월6일 두 번의 기회를 모두 잃을 경우 경선은 계속될 것이고 결국 슈퍼 대의원의 선택이 관건이 된다. 하워드 딘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이 슈퍼 대의원의 지지후보 선택 시한을 7월1일로 제시해 놓았기 때문에 그의 요청이 수용될 경우, 민주당의 최종 대선후보는 그 이전에 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슈퍼 대의원이 딘 위원장의 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7월1일을 그냥 넘기면 8월말 민주당 전당대회로까지 전선이 옮겨갈 수 밖에 없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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