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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 오른 산업은행도 떨고 있다/ '권위주의 기관' 지목… 칼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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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 오른 산업은행도 떨고 있다/ '권위주의 기관' 지목… 칼바람 예고

입력
2008.04.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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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도 떨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현 산업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공기업으로 남고 싶은 것이 산은측의 솔직한 바람. 하지만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산은 민영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에도 연일 민영화를 재촉했다. 그리고는 급기야 산은을 권위주의적 금융기관으로까지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아직도 (은행장이란 말 대신) 총재라는 호칭을 쓰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 “민영화 방향은 맞는데 너무 늦어지지 않겠느냐”고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김창록 총재를 비롯한 산은 임직원들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산은측은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이유 찾기에 분주하다. 산은이 국내 유일의 장기설비자금 공급처로서 기업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행사했던 개발연대의 이미지가, 당시 기업CEO로 활동했던 이 대통령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만 나올 뿐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산은의 위상이 이미 많이 변했는데…”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신이 내린 직장’이고 ‘시중은행과 격이 다르다는 우월의식’이 존재함은 부인할 수 없다는게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해, 향후 민영화 과정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일은 공교롭게도 산은 창립 54주년 기념일이었지만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흔한 행사 하나 없이 지나갔다. ‘코너’에 몰린 김창록 총재는 사내방송을 통해 “파부침선(破釜沈船ㆍ초나라 항우가 솥을 깨트리고 배를 가라앉히는 배수진을 친 끝에 전쟁에서 승리한 고사)의 결연한 의지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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