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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킹목사 사생활 감시에 협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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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킹목사 사생활 감시에 협박까지"

입력
2008.04.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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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사진) 목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미연방수사국(FBI)이 5년에 걸쳐 감시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FBI는 이 과정에서 킹 목사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포착하고 그를 협박하기까지 했다.

1일 CNN이 퓰리처상 수상 작가 데이비드 개로우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FBI는 킹 목사가 1963년 8월 워싱턴 링컨 기념관 앞 광장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연설을 한 직후 그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유능한 검둥이(Negro) 지도자’로 지목하고 감시를 시작했다.

당시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은 킹 목사의 영향력을 무력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 해 9월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의 승인을 받아 킹 목사의 집과 사무실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동료들을 미행했다.

FBI는 킹 목사가 암살당한 68년까지 수만건의 자료와 문건을 확보했으며 그 과정에서 킹 목사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포착했다. FBI는 킹 목사가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파티를 하고 성 관계가 이뤄지는 음성을 도청했다. 또 킹 목사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대해 상스러운 농담을 하는 것도 도청했다. 후버 국장은 이 같은 정보를 백악관과 법무장관에게 보고했으며, 킹 목사를 혐오했다.

FBI는 킹 목사가 6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자 그에게 익명으로 협박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협박 편지에는 “당신은 사악하고 비정상적인 짐승이며, 사탄도 당신보다 더하지는 못할 것이다. 당신에게 남은 일은 하나 뿐이며 그것이 뭔지는 알 것이다. 당신의 더럽고 추한 행위가 폭로되기 전에 그 일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쓰여 있다. CNN은 이 같은 내용 때문에 FBI가 킹 목사의 자살을 유도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킹 목사는 68년 4월 4일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가 제임스 얼 레이라는 백인 남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으며 FBI는 제임스 얼 레이의 단독 범행이라고 발표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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