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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오락프로 '라인이 뭐길래'

입력
2008.04.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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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오락 프로그램의 특징을 대변하는 말, '라인에 살고 라인에 죽는다.'

지난 주 첫 전파를 탄 MBC <명랑 히어로> 는 <황금어장> 의 인기 코너 '라디오 스타'의 확장버전처럼 보인다. '라디오 스타'를 이끄는 윤종신과 김구라, 신정환, 김국진이 그대로 포진한데다 김성주와 박미선, 이하늘의 입심이 힘을 보탰다.

7명의 출연자가 묵직한 시사문제부터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자유롭게 수다를 떠는 방송의 내용도 '라디오 스타'를 빼 닮았다. 일종의 '스핀 오프'(Spin offㆍ기존 프로그램의 설정과 캐릭터에서 분화된 콘텐츠)인 셈. 그러나 출연자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라인 방송'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최근 몇 년 사이 몇몇 출연자들이 여러 오락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면서 등장한 단어가 '라인'이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호흡이 척척 맞는 특정 출연자 그룹을 선호하면서 생긴 말이다. 그러나 <명랑히어로> 처럼 어슷비슷한 다른 프로그램 출연자가 총출동한 경우는 전례가 없다.

MBC 관계자는 "윤종신과 김구라 등 네 사람의 호흡이 워낙 좋아 방영 초반부터 확실하게 틀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출연진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라인'이 단지 방송가의 인간관계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성격을 좌우하는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라인으로 시작했다 라인으로 낭패를 본 경우도 있다. SBS <라인업> 은 이경규와 김용만, 김구라, 신정환 등 화려한 출연진을 내세워 '라인 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시청률 부진에 따라 폐지 위기에 몰려있다.

방송 중 일어난 김구라의 욕설사건과 태안 기름유출사고현장서 부실한 봉사 활동을 했다는 악성 루머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지나치게 라인을 내세운 점이 독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라인업> 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궁합이 맞는 출연자들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라인 방송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출연자의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 시키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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