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오락 프로그램의 특징을 대변하는 말, '라인에 살고 라인에 죽는다.'
지난 주 첫 전파를 탄 MBC <명랑 히어로> 는 <황금어장> 의 인기 코너 '라디오 스타'의 확장버전처럼 보인다. '라디오 스타'를 이끄는 윤종신과 김구라, 신정환, 김국진이 그대로 포진한데다 김성주와 박미선, 이하늘의 입심이 힘을 보탰다. 황금어장> 명랑>
7명의 출연자가 묵직한 시사문제부터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자유롭게 수다를 떠는 방송의 내용도 '라디오 스타'를 빼 닮았다. 일종의 '스핀 오프'(Spin offㆍ기존 프로그램의 설정과 캐릭터에서 분화된 콘텐츠)인 셈. 그러나 출연자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라인 방송'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최근 몇 년 사이 몇몇 출연자들이 여러 오락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면서 등장한 단어가 '라인'이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호흡이 척척 맞는 특정 출연자 그룹을 선호하면서 생긴 말이다. 그러나 <명랑히어로> 처럼 어슷비슷한 다른 프로그램 출연자가 총출동한 경우는 전례가 없다. 명랑히어로>
MBC 관계자는 "윤종신과 김구라 등 네 사람의 호흡이 워낙 좋아 방영 초반부터 확실하게 틀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출연진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라인'이 단지 방송가의 인간관계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성격을 좌우하는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라인으로 시작했다 라인으로 낭패를 본 경우도 있다. SBS <라인업> 은 이경규와 김용만, 김구라, 신정환 등 화려한 출연진을 내세워 '라인 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시청률 부진에 따라 폐지 위기에 몰려있다. 라인업>
방송 중 일어난 김구라의 욕설사건과 태안 기름유출사고현장서 부실한 봉사 활동을 했다는 악성 루머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지나치게 라인을 내세운 점이 독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라인업> 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궁합이 맞는 출연자들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라인 방송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출연자의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 시키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라인업>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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