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초등생 폭행ㆍ납치미수 사건의 범인 이모(41)씨는 소아기호증 성향이 있는 동종 범죄 전과자로, 10여년 전에도 여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번과 같은 수법의 성범죄를 수 차례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금까지의 진술과는 달리, 이번 사건도 성폭행 의도를 갖고 맨정신에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1995년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5차례 이상 초등생 여자 어린이들을 성폭행하거나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2005년말 출소했다.
이씨는 당시에도 일산 사건처럼 대낮에 아파트 단지에서 5~9세 여자 어린이들을 흉기로 위협하거나 폭행한 뒤 성폭행을 했다. 95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2층 계단에서 여자 어린이를 위협해 옥상으로 데려가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하는 등 96년 4월까지 매달 같은 수법으로 유사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은 1일 "이 씨가 성폭력 목적으로 대화역에서 내렸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애초 성폭행 목적을 시인했다가 이를 번복 했지만, 지난달 26일 사건 현장 주변에서 1시간 넘게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녹화되는 등 진술과 다른 사실이 나오자 A(10)양을 성폭행하기 위해 폭행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상습 성폭행 전과 경력과 범행 당일 행적을 토대로 이씨에 대해 강간치상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씨가 A양을 위협할 때 사용한 물체가 볼펜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감식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통보받았다.
이씨는 또 경찰조사에서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당초 진술도 바꿔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씨가 2005년 출소 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유사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번 사건이 발생지역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어린이 폭행사건의 경우 다른 사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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