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잇따른 어린이 대상 범죄… 불안한 맞벌이 엄마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잇따른 어린이 대상 범죄… 불안한 맞벌이 엄마들

입력
2008.04.01 18:07
0 0

#1. 경기 일산의 한 독서논술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김연숙(37ㆍ가명)씨는 수입 감소에도 불구, 이틀 전부터 아예 오후 수업 중 절반을 맡지 않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대로 초등학교 2학년 아들(9)을 직접 학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바로 옆 동네 어린이가 끔찍한 사고를 당하는 걸 보고 아들을 학원에 직접 데려다 주기로 결심했다”며 “학원 버스가 수업후 아파트 앞까지 데려다 주지만 학원 수업 내내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2.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강원 속초시의 설진아(37ㆍ가명)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뒀다. “올 들어 어린이 대상 범죄가 자꾸 터지는 걸 보고 도저히 딸 혼자 돌아다니게 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는 설씨는 “말로만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외칠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맘 놓고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잇따라 터지는 어린이 대상 강력 범죄에 ‘맞벌이 엄마’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이들에게 자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직장 생활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현실적 수입 때문에 당장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다.

직장 상사 눈치보며 월차를 내고 연차를 쓰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그렇게 일하려면 당장 그만두라”는 말이라도 들을 판이다. 맞벌이 엄마들은 호소한다. “제대로 경제 살리려면 정부가 맞벌이 부부들이 직장에서 맘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10살, 7살 두 딸을 키우는 회사원 최모(40ㆍ여ㆍ서울 마포구 공덕동) 씨는 “아이들이 나쁜 사람을 만나도 학교나 아파트 주변에 도움을 청할 곳이 전혀 없다”고 탄식했다. 최씨는 “높은 사람들 집 지키는 경비초소를 학교 주변에도 세우고 폐쇄회로(CC) TV도 더 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공무원 편하라고 구청에 배치하는 공익근무요원들을 ‘어린이 지킴이’로 활용, 어린이 귀가 시간에만이라도 학교 주변과 통학로에 투입해 순찰을 돌도록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냈다.

11살 아들을 둔 회사원 강모(39ㆍ여ㆍ경기 수원시)씨는 “방과후 학교를 활성화해 학교가 일부 보육기능도 해줬으면 좋겠다”며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교육문화시설과 연계해 수업후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교육문화시설로 가 다양한 교양수업을 듣게 하면 교육도 되고, 보육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강사 오모(37ㆍ여)씨는 “미국에서는 12살 이하 어린이를 집에 혼자 두는 것은 불법이다. 부모가 아닌 사람에게는 아이를 인계하지도 않고, 집에 보내지도 않는다”며 “우리도 이런 내용을 법으로 규정해 맞벌이 엄마들이 당당히 직장에 ‘아이 데리러 학교에 간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동 대상 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는 맞벌이 엄마들의 일치된 주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딸(10)을 둔 직장인 심모(39ㆍ여)씨는 “아동 성 범죄자에게 10월부터 전자발찌를 채운다지만 미국처럼 놀이터, 공원, 학교 등 아동 운집 지역에 가면 경보음이 울리게 해야 실효성이 있다”며 “인권 침해, 이중 처벌 논란이 있지만 아이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딸 둘을 키우는 학원강사 김모(38ㆍ여)씨는 “아동 성범죄자 신상과 사진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게 해야 범죄예방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박관규기자 qoo77@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