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라크전 등 교전지역에서 군인 부부의 동거를 허용한 뒤 실제 전장에 함께 한 부부가 늘고 있다. 미군은 교전지역 내에서는 부부라도 동거할 수 있는 사생활 공간을 따로 허용하지 않았으나 결혼생활 보장, 사기 진작, 복무기간 연장 유도 등의 목적으로 2006년 5월 이라크 주둔 미군 지휘관 등을 대상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서는 현재 40여쌍의 군인 부부가 바그다드 외곽 캠프스트라이커에 마련된 ‘부부 거주구역’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신청자가 많아 이 구역 생활공간을 얻으려면 두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이라크에서 헬리콥터 정비감독 업무를 하는 미 제3보병사단 마빈 프레이저 하사는 아내 케이샤 프레이저 하사와 함께 생활하는데 “헤어지는 것이 스트레스를 주며 함께 있으면 많은 문제를 더 쉽게 풀 수 있다”면서 “얼굴을 맞대고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서로 위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부거주구역이 마련되기는 했지만 이 공간을 벗어나 다른 동료와 함께 복무하는 공공장소에서는 부부라고 해도 애정표현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임무 수행 때는 물론이고 식당에서도 키스하거나 손을 잡은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매일 전장에 나가는 군인 부부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걱정이 느는 것도 어쩔 수 없다. UH-60 블랙호크 헬기 조종사인 남편과 부부거주구역에서 함께 생활하는 제시카 헤겐바트 대위는 “서로 임무를 마치고 부부거주구역에 돌아올 시간이 언제인지 알기 때문에 한쪽이 늦으면 무슨 일이 터진 것 아닌지 걱정하기 시작한다”며 “이런 일이 너무 잦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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