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돌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JIFF 2008)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JIFF 조직위는 1일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영화와 인디문화에 목마른 이들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올해 축제에 초대된 것은 40개 나라에서 온 195편의 알록달록한 영화들. 역대 최다로 지난해에 비해 14%가 늘었다. 가짓수가 많은 만큼 속도 여물지, 아직 따끈따끈한 영화제의 골갱이를 짚어봤다.
■ '경쟁' 강화된 JIFF '인디비전' 섹션 '국제경쟁' 으로 쇄신
올해 JIFF의 가장 큰 변화는 국제경쟁 부문의 강화다. '인디비전'으로 운영되던 섹션의 공식 명칭도 '국제경쟁'으로 바꿨다. 전세계 주목할 만한 신인들을 발굴, 그들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다는 것이 JIFF의 취지. 각국으로부터 205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JIFF는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성취를 보여준 신인감독의 영화 12편을 골랐다.
이란계 미국 감독 라민 바흐라니가 연출한 <불법 카센터> 는 뉴욕 외곽 빈민가의 남미계 고아 소년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던 랜스 해머의 데뷔작 <발라스트> 도 상영작 리스트에 포함됐다. 아버지의 자살 이후 방황하는 흑인 소년의 내면을, 미시시피의 황량한 풍경을 배경으로 처연하게 그린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막내딸 하나 마흐말바프의 <학교 가는 길> , 소설 <백경> 을 염두에 두고 만든 필립 라모스의 영화 <캡틴 에이헙> 도 주목할 만한 작품. 캡틴> 백경> 학교> 발라스트> 불법>
■ 아프리카에 꽂힌 디지털 삼인삼색디지털영화제작 프로젝트 阿감독들 손에
지난해 유럽 감독들에게 메가폰을 맡겼던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그램이 올해는 아프리카를 선택했다. 이 프로그램은 독특한 개성을 가진 세 명의 감독에게 5,000만원씩 지원, 30분 분량의 영화를 만들게 한 뒤 이어 붙이는 옴니버스 프로젝트. <틸라이> (1990년)로 잘 알려진 부르키나파소의 거장 이드리사 우에드라오고, 아프리카의 새로운 별 마하마트 살레 하룬(차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나세르 카미르(튀니지) 감독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아프리카의 삶을 바라본다. 틸라이>
우에드라오고 감독의 '생일'은 젊고 활발하지만 가난을 벗지 못하는 여인의 비극을, 하룬 감독의 '유산'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막을 건너는 채무자의 이야기를, 케미르 감독의 '나의 어머니'는 갑자기 나타난 방문자의 모습을 통해 잊고 싶은 과거를 떠올리는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 전주에서 확인하는 세계 영화의 흐름최근 약진 美 독립영화 등 확인
올해 JIFF의 각 프로그램은 미국 독립영화의 약진이라는 영화적 흐름을 반영했다. 국제경쟁 부문에 바흐라니와 해머의 작품을 포함한 데 이어, '영화보다 낯선' 부문에 제임스 베닝, 나나 멘케서, 켄 제이콥스 등 미국 아방가르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대거 소개한다.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지아 장커(중국)의 <무용> , 캐나다영화를 대표하는 가이 매딘의 <나의 위니펙> 등 최근의 걸작 다큐멘터리들도 전주에서 만날 수 있다.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필리핀 감독들도 새롭게 선을 보인다. 한국에 거의 선보인 적이 없는 중앙아시아와 베트남의 영화도 특별전 형식으로 상영된다. 회고전 주인공은 헝가리 영화의 거장 벨라 타르. 나의> 무용>
개막작으로는 일본 만다 쿠니토시 감독의 <입맞춤> , 폐막작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네 번째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 <시선 1318> 이 선정됐다. 제9회 JIFF는 5월 1일부터 9일까지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등지에서 열린다. 시선> 입맞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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