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은 비자금을 이용한 삼성가(家)의 고가 미술품 구매 의혹과 관련,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63) 삼성 리움미술관장을 2일 오후 3시 소환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홍씨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기는 처음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홍씨는 참고인 신분이며, 미술품 구입을 둘러싼 의혹과 실제 구입 여부,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홍씨를 상대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성한 비자금으로 해외 미술품 구입을 지시했는지, 비자금 운용에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홍씨 조사를 끝으로 미술품 관련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홍씨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이기도 한 만큼 필요할 경우 관련 조사도 할 방침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홍씨 등 삼성가(家)의 여인들이 그룹 비자금을 이용, 2002~2003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90억여원),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 (100억여원) 등 600억원대의 해외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2월 홍씨를 출국금지하고, 미술품 구입을 대행한 인물로 지목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 등을 수차례 조사했다. 특검팀은 최근 삼성 전ㆍ현직 임원 11명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이 실제 이 회장 소유이며, 차명주식 배당금 중 일부가 미술품 구매에 쓰인 정황도 포착했다.
한편 특검팀은 1일 이학수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부회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비자금 조성 및 미술품 구입 관련자 등 7명을 소환조사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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