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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띠제 주한EU상의 회장, A380 정책을 제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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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띠제 주한EU상의 회장, A380 정책을 제안하다

입력
2008.03.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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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제 2대 교역 및 투자 상대국이다. 그러나 한ㆍ미FTA 그늘에 가려 한ㆍEU FTA협상은 국내에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측 협상 수석대표가 전격 교체되는 등 한ㆍEU FTA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주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장 마리 위르띠제 회장을 31일 만나 FTA 협상에 대한 입장과 최근 선진한국을 위해 정부에 제출한 EUCCK의‘A380’정책제안서 내용에 대해 들어보았다. ‘A380’은 선진한국을 위한 3개의 원칙(3)과 8개의 프로젝트(8), 부패 일소(0)를 의미한다.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인 위르띠제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올해 상반기중 이뤄야 할 우선 과제로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았다. 그는 “지지 부진한 FTA 협상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양국 간 관세와 무역에 대한 규제를 제거해야 한다”며 “특히 서비스 산업의 전면 자유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측 협상수석대표가 교체된 점에 주목하며 협상에 새 돌파구가 마련될 것을 기대했다.

위르띠제 회장은 FTA의 협상 내용 중 금융서비스 분야를 꼬집어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금융 서비스 부문이 세계화 된다면 서울이 아시아 허브가 되는 것을 좀 더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한국 내 금융서비스 제공업체의 설립과 운영에 대한 기존의 시장접근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과 보험사들이 금융상품 판매에 협력할 수 있는 자유와 금융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국제 선진사례를 기초로 자사 상품을 광고할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 내 틈새 사업자들의 진입과 활동을 허용하고 항목별 금융서비스의 라이센스를 승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르띠제 회장은 서비스 시장의 자유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이동통신과 교육, 보건, 법률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시장이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서비스 시장의 자유화는 곧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환경의 조성”이라고 지적했다.

EU 국가 기업인답게 지적 재산권의 강화를 위한 대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위르띠제 회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재적재산권 보호 환경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에 필수적이며, 해외기업 유치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한국정부는 불법복제와 위조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상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지재권 침해자와 범법 행위를 간접 지원하는 업체에 현실적인 벌금과 형량을 부과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국민의식 개선 캠페인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제도의 육성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정책, 중소기업 진흥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위르띠제 회장은 “한국의 보건지출은 국민총생산(GDP)의 5.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보건복지부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결국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개선방안으로 보건시스템에 국가 예산을 적절히 집행해 예방적이고 포괄적인 치료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전략을 공식화하고 명확한 이정표를 세워 장단기적 대책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중소기업 진흥을 위한 대안책으로 그는 “연구보조금과 세제혜택, 연구 집약형 중소기업 클러스트 형성 및 산학연 기술 협력 육성을 통해 기술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벤처캐피탈과 기술기금에 대해 우대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개성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중소기업에 우대조치를 하고 한ㆍEU 간의 인큐베이터 및 개별 기업간 연결서비스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해 보다 글로벌한 시야를 갖게 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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