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양보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과장 또는 거짓말'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후광을 얻기 위해 "케네디 일가가 케냐 출신의 자신의 아버지의 미국 유학 자금을 지원했다"며 2대에 걸친 인연을 강조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의원도 대통령 영부인으로서 1996년 보스니아 방문당시 공항에서 저격당할 위험까지 무릅썼다고 말했으나 결국 '거짓말'인 것이 밝혀져 공개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오바마 의원이 1년 전 앨라배마 셀마에서 케네디 가문의 관대함 덕분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케네디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배경이 돼 대선주자로까지 나서게 됐다는 '신화'로 이어지면서 그럴듯하게 들렸다. 오바마 의원의 주장은 케네디 일가가 지원한 장학금으로 흑인 아버지가 미국에 유학을 왔고, 이후 유학과정에서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를 만나 자신을 낳게 됐다는 것이었다.
오바마 의원은 1년 전 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아메리칸 대학 연설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20일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의 아버지는 1959년에 미국에 유학왔던 81명의 케냐 학생 가운데 포함돼 있었으나 케네디 가문이 케냐 학생의 미국 유학 지원금으로 10만 달러를 내놓은 것은 1960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 의원측도 이 같은 오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의원의 아버지가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등 잠재력이 있었으나 독단적이었고 술을 너무 좋아해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힐러리 의원이 최근 "1996년 치안상태가 열악한 보스니아를 대통령 대신 영부인 자격으로 방문했다"면서 "공항에 내릴 때 저격수들이 노리고 있어 고개를 숙이고 황급히 차로 달려갔다"고 말한 것은 지도자로서의 과감성과 결단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보스니아 내전은 1995년에 끝났고 힐러리 의원의 방문 당시에는 공항에서 한 어린이가 환영시를 낭독하는 등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힐러리 의원은 "잠이 부족해 실수했다"며 궁색한 변명을 해야 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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