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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정책硏 중·고생 설문…청소년 50% "한국서 다시 태어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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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정책硏 중·고생 설문…청소년 50% "한국서 다시 태어나기 싫다"

입력
2008.03.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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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신감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청소년 3명 중 1명은 성장후 자녀를 가질 경우 자녀를 외국에서 키우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기러기 아빠(엄마)’와 같은 한국 사회 이탈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31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한국 청소년 가치관 조사연구’를 위해 우리나라 중ㆍ고등학교 학생 6,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0.4%가 “다시 태어나면 다른 나라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답했다. “나라가 위급할 때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답변은 38.7%에 불과했고, “나라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0.3%에 그쳤다.

청소년들은 정치나 언론 등 우리 사회의 공적 영역에 대해 매우 냉소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국회의원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경우는 8.9%에 그쳤고, 대통령에 대한 신뢰 정도는 22.6%에 불과했다. “언론을 믿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31.2%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부모(95.2%)나 친구(89.2%) 등 사적 영역에 대한 신뢰 수준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치다. 압도적인 사교육 우세 현상 속에 학교 수업보다 학원 강의를 더 선호한다는 청소년도 51.4%나 됐다. 전체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41점에 머물렀다.

조사를 맡았던 오성배 연구위원은 “청소년들은 입시 부담에서 비롯된 막중한 부담감 탓에 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 같은 조사결과는 한국 사회가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들의 실망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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