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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강원용 목사의 조카 작곡가 강은수 신작 '젊은 그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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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강원용 목사의 조카 작곡가 강은수 신작 '젊은 그들' 발표

입력
2008.03.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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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타계한 종교계 거목 강원용 목사와 윤동주 시인의 젊은 시절을 소재로 한 음악이 나온다. 올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위촉 작곡가로 선정된 강은수(48)씨가 5월 2일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개막 연주회에서 발표하는 <젊은 그들> 이다.

강씨는 강 목사의 조카로, 서울대 작곡과와 독일 뒤셀도르프 음대를 졸업하고 2002년 관현악곡 <대지와의 대화> 로 안익태작곡상 대상을 수상한 주목받는 작곡가. 2003년 다시 독일 유학을 떠나 브레멘 음대에서 재독 작곡가 박영희의 음악세계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난달 귀국했다.

<젊은 그들> 은 현악5중주와 피아노, 아코디언을 위한 작품으로, 만주 용정 은진중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며 시대를 고민한 강 목사와 윤 시인의 풋풋한 젊음과 피끓는 열정을 담았다.

특히 아코디언이 연주하는 탱고 선율이 흑백 필름처럼 아련하게 그 시절을 되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연세대 교수), 서울시향 비올라 수석 홍웨이 황 등 유명 연주자들이 초연을 맡는다.

강은수씨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음악감독 강동석씨로부터 젊음을 소재로 한 신작을 위촉받고, 큰아버지와 윤동주 시인이 만주에서 보낸 시절을 떠올렸다”면서 “두 사람은 시대를 위해 젊음을 바친 이들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보여줄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작곡 배경을 설명했다.

시나 미술, 사진 등 다른 예술을 소재로 한 음악을 많이 썼던 강씨는 “5년간의 독일 유학을 통해 관심사가 일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철학적이고 뭔가 근사하게 보이는 것들만이 예술의 대상이 된다는 껍데기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영감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는 것. 큰아버지를 음악의 소재로 삼은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혼 전까지 강원용 목사가 있던 경동교회가 본적지였다는 강씨는 “경동교회에서는 절기의식 때마다 꽹과리를 치고 탈춤을 췄으며, 윤형주 같은 가수들이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했다. 어린 시절부터 늘 접했던 이런 환경이 작곡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젊은 그들> 의 발표에 앞서 6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작곡 발표회 ‘그리운 만남’에서도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반영한 음악들을 다수 선보인다. <기러기 날개에 보내는 세 개의 오르페오 노래> 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그리는 한국의 기러기 부부들을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오에 빗댄 성악곡이다. 바이올린 독주곡 <아리 아라리> , 현악3중주곡 <시나위 스칼라티아나> 등 전통 음악 형식을 도입한 작품도 있다.

전업 작곡가인 강씨는 데뷔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작곡을 계속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지우지 못했다고 했다. 국내 작곡계의 현실이 그만큼 척박하다는 뜻이다.

그는 연주회 프로그램에 적어도 한 곡씩은 창작곡을 넣는 ‘창작쿼터제’가 도입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대부분의 창작물이 초연 이후 사라지고, 작곡가들의 위촉료라는 것도 상상 이상으로 형편없습니다. 창작곡들이 더 많이 나오고, 더 자주 연주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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