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실시된 짐바브웨 대선 결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부정선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수도 하라레 시내에 배치된 진압 경찰은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구해 짐바브웨 대선이 자칫 대선 결과를 둘러싼 여야 간 충돌로 1,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케냐 사태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투표 이틀이 지난 31일에도 선거관리위원회의 결과 발표가 없자 전날 모간 창기라이 후보의 승리를 선언한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은 “정부가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득표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고 BBC,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야당의 승리 선언은 불필요한 혼란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며 “쿠데타로 간주할 수 있다”고 언급해 물리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때마침 진압 경찰이 하라레 시내에 주둔한 것은 야당 지지자들이 대선 승리를 주장하며 시위에 나설 것을 대비한 정부의 조치로 풀이된다.
여야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선관위는 “총선을 함께 치러 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30일 해명했다. 선관위의 1차 개표 결과 31일(현지시간) 오후 2시 현재 총 210석 가운데 MDC와 집권여당인 짐바브웨 민족동맹애국전선(ZANU_PF)이 각 12석씩 확보,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아직 대선 개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여당 측 현직 법무장관이 지역구에서 패배해 야당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한편 30일 중동을 방문 중인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8년 동안 철권통치를 휘두른 무가베 대통령에 대해 “짐바브웨 국민과 남아프리카, 더 나아가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치욕”이라고 맹비난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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