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경기와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동반 하락하면서, 경기하강 압력이 차츰 커지는 양상이다. 치솟는 물가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진행되는 것)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앞으로의 경기향방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1.2%포인트 하락,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또 현재 경기를 흐름을 나타내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월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선행지수 상승율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한꺼번에 하락한 것은 2006년12월 이후 1년2개월만이다. 통계청은 “통상적으로 선행지수가 6개월이상 하락할 경우 경기 둔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선행지수가 3개월째 꺾인 것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물 경제에서도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월 산업생산(광공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10.1% 성장하며 두자릿수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월대비로는 0.2% 감소했다.
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출하량 대비 재고가 얼마나 늘어나는가를 보여주는 재고율은 103.4%로 1월에 비해 4.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
소비와 설비투자도 부진했다. 소비재판매는 전달보다 0.9%,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줄었고,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했다.
아직까지 경기상승세가 꺾였다고는 볼 수 없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따른 주식시장침체와 고유가ㆍ원자재로 인한 개인구매력저하 및 기업원가부담으로, 실물경기 하강압박은 커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이날 내놓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새 정부 출범이후 ‘반짝’했던 경기기대심리도 벌써부터 시들해지는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4월 업황전망실사지수(BSI)는 88을 나타내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업황전망 BSI는 지난해 9월 95를 기록한 이후 5개월간 하락세를 보이다가 3월(90)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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