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000만원의 일본 유명 세무법인 비서에서 월급 70만원의 북태평양 스킨스쿠버 다이버로 변신한 김영숙(41)씨. 그는 왜 잘 나가는 골드 미스 생활을 포기하고 ‘천상의 바다정원’ 팔라우로 향했을까. KBS 1TV <수요기획> (2일 오후 11시 30분 방송)이 팔라우의 유일한 한국인 여성 다이버 영숙씨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수요기획>
김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고교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20년을 도쿄에서 살았다. 대학 졸업 후 건축회사를 거쳐 유명 회계법인 비서로 10년간 일하는 동안 능력을 인정 받고 경제적 기반도 쌓았다. 하지만 빡빡한 스케줄에 쫓겨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 평범한 도시생활의 연속이었다.
김씨의 삶을 통째로 바꾼 건 6년 전 만난 팔라우 섬. TV 다큐멘터리에서 해양연구보호기구(CEDAM)가 꼽은 세계 최고의 해양지역 팔라우를 접한 후 도시생활을 청산했다. 비취빛 바다 속을 유영하는 다이버들의 모습은 그의 미래였다.
이곳의 삶은 정직했다. 스킨스쿠버 다이버와 관광 가이드로 월 70만원을 받지만 의식주를 걱정하진 않는다. 낮엔 원주민 친구의 농장에서 일하고, 품삯으로 ‘타로(팔라우의 주식)’를 받는다. 반찬은 바다에서 낚시로 건져올린 생선이다.
잦은 위장병으로 고생하던 몸도 요란한 운동 없이 씻은 듯 나았다. 오전 7시 바다로 출근한 후 퇴근 무렵엔 해변에 앉아 따뜻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공기 요가’를 즐긴다. 휴일엔 팔라우 밀림에서 코코넛 크랩을 잡고, 수백만 마리의 해파리가 유영 하는 바다 속 ‘젤리피시’를 탐험한다.
춤추는 네온사인의 거리, 들뜬 도시풍경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젠 불야성의 덧없음을 안다. 김씨는 “이 세상에 낙원은 없어요. 팔라우가 낙원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니까 이곳이 낙원일 뿐이에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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