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이다. 내공(실적)으로 승부하라.’
주식 초보자들은 대개 단가가 싼 종목에 눈길을 돌리기 마련이다. 총투자 비용이 적고, 주가 상승 확률도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가정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는 틀린 가정이다. 상승흐름이 전체적인 장을 지배한다면 떡고물을 챙길 수 있겠지만, 변동이 심하거나 하락 추세를 이어가면 도리어 낭패를 당하기 쉽다.
최근 우리 증시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봄(상승세)이 오고 있으니 봄맞이(반등장 대비)를 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핵심은 31일부터 1분기 ‘어닝 시즌’(실적발표 기간)의 영향권에 들어가니 기업 실적에 대한 관심, 즉 실적 호전 종목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직관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500선 중반부터 100포인트 이상 반등한 만큼, ‘싼 것’을 찾는 전략은 지금으로선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같은 변동성 장세를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을 가진 주식, 즉 실적이 탄탄한 것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의 실적 개선은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단기적인 모멘텀이 있는지, 장기 추세가 이어지는지, 시장의 투자심리를 대변하는지 등이다. 각각을 충족하는 종목으론 하드웨어ㆍLCD와 가전 제약 자동차 순(단기 모멘텀), 건설 건축자재 자동차 통신 반도체 순(장기 추세), 가전 하드웨어ㆍLCD 자동차 순(투자심리)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개 이상 걸치고 있는 가전과 하드웨어ㆍLCD, 자동차가 좋아 보인다”고 했다.
과거 사례도 실적 호전 기업의 저력을 입증한다. 지표를 살펴보면 2004~2007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한 기업군은 코스피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반등이 가시화하면서 폭발적인 힘을 냈다.
남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 호전 종목은) 시장환경이 불안하고 변동성이 큰 장에선 오히려 수익률이 낮지만, 시장이 안정되면서 반등할 때는 초과 수익을 확보하는 보증수표”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도 “올 1분기 실적 호전 종목의 주가가 코스피지수보다 20% 이상 높았다”며 “양호한 실적 전망이 주가에는 보약”이라고 밝혔다.
물론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1분기 실적은 위기와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큰 기대를 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그렇다고 전혀 건질 게 없는 척박한 환경도 아니다. 국내 기업의 실적은 내년 4분기까지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예상이 아직 지배적이다. ‘어닝 서프라이즈’(기대이상 실적)와 ‘어닝 쇼크’(기대이하 실적)가 혼재하는 양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수출 관련주가 최근 원ㆍ달러 환율 상승(호재)을 맞아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며 “시장은 ‘쇼크’ 요인에 대한 면역력(하락 방지)을 갖춘 반면, ‘서프라이즈’ 요인을 흡수할 여력(상승 견인)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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