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출범 16년 만에 처음으로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한총련 의장을 맡겠다는 학생들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한총련은 “15일까지 각 대학을 통해 제16기 의장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으나, 입후보한 대의원이 한 명도 없어 의장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총련 관계자는 “유일하게 신임 의장 후보로 나설 예정이었던 모 대학 총학생회장이 가족들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의장 선거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학생이)한총련 의장을 맡으면 다른 대학생들처럼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보안법이나 집회 및 시위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범법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극렬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의장 선거 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한총련은 28일 한양대에서 전국 40여개대 총학생회장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등록금 투쟁 등 현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운영체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새 의장 선출 대신 투쟁본부장 체제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김현웅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한총련 의장 격인 투쟁본부장에 추대됐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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