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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49재 주관한 개운사 공운 스님/ “불 타버린 문화재도 모두 생물 우리 얼 담긴 원 모습으로 다시 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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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49재 주관한 개운사 공운 스님/ “불 타버린 문화재도 모두 생물 우리 얼 담긴 원 모습으로 다시 서길”

입력
2008.03.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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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이 우리 정신과 얼을 담은 원래 모습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실었습니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숭례문 광장에서는 ‘국보 1호 숭례문 49재(齋)’가 열렸다. 숭례문 화재 49일째를 맞아 열린 이날 행사는 100여명의 스님들이 참여해 어산작법 등 전통 불교의식으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행사를 주관한 서울 안암동 개운사 주지 공운(空雲ㆍ47) 스님은 “숭례문 화재로 인한 우리 국민의 정신적 아픔을 위로하고 숭례문의 완전한 복원을 기원하기 위해 49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화재가 난 후 공운 스님은 숭례문 앞에서 불교의례대로 매 칠일마다 한 번씩 여섯 차례 재를 올렸으며 이날이 마지막이다.

49재는 원래 죽은 이의 천도(薦度)와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한 것인데 무생물인 건물이나 돌, 나무에 대해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운 스님은 “물, 공기, 산의 돌이나 나무도 다 우리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면 생명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스님들만의 행사로 엄중하게 치를 생각이었는데 시민들이 많이 와주셨다”고 말했다.

49재를 전통의식대로 다 하면 하루 종일 걸리지만, 이날은 살아 있는 이와 죽은 이가 함께 하는 의식 위주로 축소해 치렀다. 화재 후 숭례문 앞에서 기도를 해온 무송(서울 선농암) 우룡(청주 용화사) 스님, 조계종 불교의식 전문교육기관인 어산작법학교의 학장 인묵 스님과 교수 법안스님을 비롯한 여러 연수생들, 중앙승가대 학인스님 등이 참석했다.

공운 스님은 “이번 행사는 참여한 여러 스님들의 뜻을 모아 사비를 털어 마련한 것으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생활공간 자체가 문화재인 해인사 월정사 봉암사 등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문화재보호의식이 제 몸 속 깊이 배어 있으며, 다른 스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운 스님은 “우리가 소중한 문화재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점을 성찰하고 숭례문이 우리 정신문화의 상징으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원형대로 복원되고 잘 보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사진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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