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이슬람 비판 영화와 연극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전세계 이슬람 교도들이 분노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극우파 의원 헤르트 빌더스는 네덜란드 정부를 비롯해 이란,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국가들의 상영 중지 압박에도 불구하고 27일 영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5분 짜리 반이슬람 영화 <피트나(fitnaㆍ아랍어로 투쟁)> 를 공개했다. AFP, AP,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영화는 9ㆍ11테러와 이슬람 경전 코란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중동계 소녀가 유대인을 “원숭이들이자 돼지들”이라고 비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피트나(fitnaㆍ아랍어로>
이 영화가 공개되자 이슬람 57개 국가로 구성된 이슬람회의기구(OIC)는 즉각 “영화가 소요를 촉발하고 전세계 이슬람 신자에게 모욕을 주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 국가의 반발이 확산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영화의 배포 중지를 옹호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전세계 이슬람교도가 단합해 네덜란드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경제적 보복을 주장했다. 파문이 경제계로 번지자 네덜란드 기업들은 “이슬람 국가에서 쉘, 필립스, 유니레버 등 네덜란드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 빌더스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해당 영화가 실린 일부 인터넷 사이트도 이 영화를 삭제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이에 대해 빌더스 의원이 “이슬람 교도의 위협 때문에 옳다는 생각을 철회하거나 완화한다면, 결국 협박이 승리하는 것이고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인터넷업체들이 영화를 삭제할 경우 직접 암스테르담 역 앞에서 DVD를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영국에는 빌더스 의원이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여기면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주장에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 와중에 독일에서는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최고 지도자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의 소설 <악마의 시> 를 30일 연극 무대에 올릴 계획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연극이 공연되는 포츠담의 치안 책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공연과 관련한 구체적 위협이 드러나면 극단에 즉시 중단을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연극에 출연하기로 한 터키계 배우가 “공연에 참여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고 출연을 포기하는 등 극단 주변에 크고 작은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마의>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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