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는 등 고유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자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유사들은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과 동시에 지상유전이라고 불려지는 고도화설비 증설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이와 함께 수출을 늘리고 해외자원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산유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 수익은 수출로
흔히 고유가가 지속되면 정유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손사래를 친다. 정유사들은 순수 석유사업으로 불리는 석유정제 부문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이같은 정유사들의 주장은 실제 자료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정유사들 대부분이 석유정제 사업에서 보통 3%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석유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불과 1.6%에 불과했으며 2007년도 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 5.5%에서 2005년 2.9%로 낮아지는 등 고유가가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률은 계속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정유사들의 수익은 정제사업 보다는 바로 석유화학사업이나 수출 증가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2004년 20.8%, 2005년 16.6%, 2006년 15.2%로 정유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수출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비중은 지난 2002년 34.5%, 2003년 36.7%, 2004년 47.4%에 이어 2005년 51%에 도달했으며 이후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 글로벌화로 해외서 승부수
국내 정유사들은 고유가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수출기업으로변신하고 있다. 한계점에 달한 국내 시장 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게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정유사들은 글로벌화 작업중 하나로 해외유전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유가가 급등할수록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저가의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해외유전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SK를 비롯 GS칼텍스, S오일 등의 정유사들은 고도화 설비나 석유화학 시설 증설 등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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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너지, 지난해 수출 비중 54% 亞太 메이저 플레이어로
SK에너지는 2004년 순이익 1조6,000억원 대를 돌파, 처음으로‘1조클럽’에 가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조 단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SK에너지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이 2004년부터 추진해온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드라이브’전략이 사업의 원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2003년까지 30%대 후반이던 총 매출 중 수출 비중이 2004년 45%를 넘은 후 2006년에는 50%에 육박했으며, 지난해 54.3%의 수출 비중을 달성해 내수기업이 아닌 수출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는 해외자원개발의 지속적인 확대와 수출시장의 개척, 전세계 14개국에 뻗어 있는 지사조직을 통한 해외 네트워크 관리, 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글로벌 경영활동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수출 사업인 화학사업과 윤활유사업의 해외사업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전형적인 내수사업으로 인식되던 석유사업 역시 지난해 44%의 매출을 수출을 통해 이뤄낼 수 있었다.
SK에너지의 향후 글로벌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메이저 플레이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목표아래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최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 말고, 해외사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반영돼 글로벌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SK에너지는 오늘도 세계 전역을 누비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 SKEI(SK Energy International)를 신설하고 사업부문 내에 하위 조직인 중국본부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는 등 글로벌 사업성과 창출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주력해왔다. 중국본부 독립은 장기적으로 중국시장을 하나의 국내시장으로 인식하겠다는 것으로 아스팔트와 용제 등 기존 중국사업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시장 진출의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미이다.
SK에너지는 올해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사업과 베트남 등지의 해외 광구사업 등 현재 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신규지역에 대한 유전개발, 제품수출, 지사확장 등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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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 20개국에 수출… 해외 유전 개발 박차
GS칼텍스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1.3%(수출액11조215억원)를 달성해 명실상부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GS칼텍스는 하루 77만배럴의 생산능력을 갖춘 정제시설과 19만배럴의 등ㆍ경유탈황시설, 14만5,000배럴의 중질유분해시설 등 최첨단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러시아, 북남미지역 등 세계 약 20개국에 수출했다.
올해는 제2중질유분해시설의 안정적인 상업가동에 따라 고부가가치의 경질유 수출량 및 수출지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검토 중인 제3중질유분해시설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수출물량 및 수출매출액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는 120만톤의 파라자일렌을 비롯해 연간 총 280만톤에 이르는 단일공장 세계최대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방향족 생산시설에서 생산되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방향족 제품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도 중국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중국 현지에서의 주유소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해외 유전개발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캄보디아,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등 해외 유전개발사업 외에도 동남아, 중동, CIS 등 유망지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GS칼텍스는 장기적으로 하루 정제능력의 10%까지 자체 개발원유로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GS칼텍스는 국내 에너지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과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연계를 강화해 유전개발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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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쓰오일, 고부가 경질유 공급 '아시아의 허브'
에쓰오일의 첨단기술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한국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경질유 공급 허브로 변모시키고 있다. 그 선봉대는 바로 에쓰오일이 온산공장에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중질유분해탈황시설(BCC)이다.
BCC는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고급원유 대신 수급이 원만한 저급원유를 정제할 때 불가피하게 생산되는 값싼 벙커C유를 값비싼 휘발유나 등유, 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설비로, 흔히 ‘지상유전’(地上油田)이라고 불린다.
에쓰오일은 외환위기로 인해 모든 정유사들이 투자를 포기하던 1997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BCC를 건설함으로써 경유 공급시장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에쓰오일은 정유설비 가운데 최고의 고부가가치 시설이라고 평가되는 BCC를 통해 작년에는 국내 석유소비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7,465억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매년 생산물량의 50% 이상을 수출, 작년에는 총 매출액의 60%에 달하는 약 91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2005년부터 석유제품이 국내 5대 수출품목 중 하나로 부상한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있다.
앞으로도 에쓰오일 BCC의 전망은 밝다.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경질유에 대한 수요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중동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원유는 대부분 저급의 중질원유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중질원유를 대량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 에쓰오일은 BCC 등 첨단 고부가가치 정제시설을 더욱 확장, 아시아의 경질유 공급 허브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기존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인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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