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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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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

입력
2008.03.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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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 통나무

1959년 3월 31일 티베트의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73)가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탈출했다. 티베트 주민들의 독립 요구 봉기와 중국의 유혈진압이 벌어지던 와중이었다. 당시 인도 수상 네루의 도움으로 달라이 라마는 인도 북서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이후 그는 한편으로는 티베트의 독립(혹은 완전한 자치)을 위한 비폭력 투쟁을 벌여온 망명 정객이자, 또 한편으로는 전 세계에 티베트 불교와 문화를 전파해온 정신적 지도자다.

달라이 라마의 자서전 <유배된 자유> 를 비롯해, 티베트 불교의 마음공부에 대한 가르침을 담은 대담집이나 강연록 등 그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와 있다.

그 중에서도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 은 도올 김용옥(60)이 2001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나 이틀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깊이있고도 대중적으로 서술하고 싣고 있어 관심을 끄는 책이다.

이미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강해> 등을 냈던 도올은, 금동불상에 갇힌 부처가 아닌 한 인간이었던 ‘역사적 붓다’의 실제 모습을 찾는 원시불교를 공부하다 달라이 라마 인터뷰를 시도, 한달여 인도 여행 끝에 마침내 그를 만났다고 이 책의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다.

책은 불교론인 1권, 인도 여행기인 2권, 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3권으로 돼 있다. 도올의 글은 흥미롭다. 이번에는 그가 불교를 중심으로 종교 문제를 놓고 펼쳐보이는 지식의 향연인 셈인데, 그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 가끔 ‘잘난 척’ 하거나 ‘엄살 떠는’ 부분만 애교로 봐주고 넘어간다면 유쾌한 책읽기의 경험이다.

도올이 이 책에서 헤겔이 나폴레옹을 보고 했다는 말 “저기 말 탄 세계정신이 지나간다”에 빗대, 달라이 라마를 ‘야크를 탄 21세기의 세계정신’이라고 비유하며 그에게 던지는 짓궂으리만치 깊이있는 질문도, 거기 대한 달라이 라마의 막힘없는 답변도 통찰과 지혜의 실마리들을 제공한다. 마침 다시 티베트 사태가 세계인들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는 시점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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