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오전 서해 상에서 단거리 미사일 수발을 발사한 데 대해 정부는 통상적 훈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작년 말 시작돼 다음달까지 계속되는 정례적 동계훈련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개성공단 내의 남북경협사무소 남측 요원들을 철수시키는 등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열흘 앞으로 다가온 4ㆍ9총선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상적 훈련이라면 과도하게 반응할 이유는 없다. 발사된 미사일은 사거리 46㎞인 함대함 스틱스 미사일로, 지난해 7월의 탄도미사일이나 그 한 달 전에 발사된 KN-02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에 비해 군사적 중요도가 떨어진다.
다만 이번 훈련이 근래 드물게 강도 높게 진행되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전투기 출격, 전차 포사격과 함께 일부 미사일부대 훈련도 실시된다고 한다. 극심한 유류난으로 전투기 출격 훈련은 거의 중단했던 북한이다.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남측의 새 정부를 겨냥한 군사적 시위의 의미가 없지 않아 보인다.
걱정스러운 것은 5, 6월 꽃게잡이 철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수역의 긴장이다.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은 퇴임 직전 군 수뇌부에 올해 전반기 서해 상에서의 북측 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도적 도발이 아니더라도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사소한 대치가 대규모 군사충돌로 번질 수 있다. 위기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잇단 대북 강경 발언이 유사시 군 지휘관들의 경직된 대응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앞선 두 정부와는 대북정책 철학이 판이한 이명박 정부의 등장에 따라 남북관계는 한동안 불안정한 조정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호 이해가 부족하고 조율채널이 구축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군사적 위기관리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남북이 모두 가능한 한 상대방을 자극할 행동을 자제하고 신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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