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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나라 지지층 급속 결집"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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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나라 지지층 급속 결집" 위기감 고조

입력
2008.03.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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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공식 선거전 초입에서 통합민주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엊그제만 해도 정부 여당의 각종 실책과 ‘박재승 신드롬’으로 기세가 한껏 올랐지만 지금은 아니다. 불안감을 느낀 한나라당 지지층이 급속히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는 28일 “우세 지역이 줄고 있다”며 “이렇게 가다간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막을 견제 정당으로서의 입지가 많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선숙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도 “자체 조사 결과, 수도권에선 열세경합 지역이, 호남에서는 경합 지역이 늘고 있다”며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잦아드는 것 같아 상황이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우려는 총선 호재로 여겼던 청와대 정부의 연이은 인사파동과 한나라당의 내홍이 오히려 여권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지며 악재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내 전략통들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총선 판세를 극히 보수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에도 전체 지지율은 앞서도 적극투표층에선 뒤지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최근엔 경합우세로 봤던 지역들 가운데 경합열세로 뒤집어지는 추세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몇몇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스스로 열세를 시인하던 관악갑(유기홍 후보)조차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우세를 확신하는 곳이 전체 48곳 중 은평갑(이미경 후보)과 광진을(추미애 후보) 등 2곳에 불과하다. 경합우세로 보던 도봉갑(김근태 후보)과 중랑을(김덕규 후보) 등도 엊그제부터는 경합열세로 분류했다.

민주당의 불안감은 공중전을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 당 지지율이 20%대에 안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후보의 개인기로 승부해야 하는데 중앙당이 한나라당과 뚜렷이 대비되는 전선을 형성하며 뒷받침해야 그나마 기대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돈다발 사건, 개성공단 사태, 한반도대운하 착공 계획 문건 유출 등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도급 인사들이 모두 지역구 선거에 몰두하다 보니 제대로 된 공중전을 펼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물론 민주당의 우려를 ‘읍소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권이 위기론을 조장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자 개혁ㆍ진보 진영 내부에 경계심을 불어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엄살을 부릴 여유라도 있으면 좋겠다”면서 “실제로 호남당 전락을 걱정하던 한 달 반 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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