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부처 간부들 재테크 부동산이 압도적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주요한 재산 불리기 수단은 지난해에도 어김 없이 부동산과 주식이었다. 고위 공직자들은 지난해 주가가 치솟자 주식 직접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고, 광풍처럼 불어 닥친 펀드에도 올라탔다.
고위 공직자들은 2000년 주식, 2001년 저축, 2002년 부동산, 2003년 부동산 및 예금, 2004년 부동산, 2005ㆍ2006년 부동산 및 예금 등으로 '말'을 바꿔 타는 재테크 전략을 구사해 왔다.
● 재테크는 역시 부동산
지난해에도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동산 평가액 상승과 임대료 수입 등은 고위 공직자 재산 증식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28일 공개된 정부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 내역을 보면 평균 재산증가액 1억5,854만원 중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인한 증가분은 1억332만여원으로 65.2%를 차지했다.
특히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부동산정책 주무 부처인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고위 공무원들의 재산 증가분의 86%가 부동산가치 상승분이었다.
재경부 1급 고위관료 9명의 1인당 평균 재산액은 13억1,270만여원이고 이중 85%인 11억1,620만여원이 건물 토지 임야 등 부동산이었다. 건교부 고위관료 7명도 1인당 평균재산액 18억2,590만여원 중 82.5%인 15억760만여원이 부동산 자산이었다.
1년만에 36억여원이 늘어 중앙부처 공직자 재산 증가 1위를 차지한 신철식 전 국무조정실정책차장의 경우 토지가격 상승분이 11억5,000여만원이었다. 2위인 김 청 함경남도 지사의 경우 재산증식 24억여원 중 서울 마포구 성산동 부동산 상승분이 18억6,000여만원이었다.
지자체 공직자 가운데 재산 증가 1위에 오른 송명호 경기 평택시장은 평택시 팽성읍 밭 등 5건이 수용되고 예금 이자 등이 늘어 39억9,152만원이 증가했다. 박주웅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해보다 11억3,135만원이 늘어 총 재산총액이 46억9,599만원으로 나타났다.
● 시류를 놓치지 않는 재테크
종합주가지수가 역대 최고인 2,085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주식투자는 부동산과 함께 '쌍끌이'로 공위공직자의 재산을 불렸다. 2006년 공직자들의 재산증가 요인 중 주식 펀드 예금 등 금융소득이 20.5%였지만 지난해에는 34.8%로 늘어났다.
중앙부처 공직자 재산증가 6위인 최규남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의 주식 등 유가증권 평가액은 44억3,927만원으로 전체 재산(82억1,777만여원)의 54%였다. 최 원장의 유가증권 평가액이 2006년(8억5,930여만원)에 비해 5배가 늘어난 것이다.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도 편드와 저축 등 예금이 7억1,000여만원 늘었다.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을 지낸 김대기 통계청장은 보유 주식이 944만원에서 4,059만원으로 급등했다.
김동국 기자 김종한 기자
■ 행정부·지자체
정부 중앙부처 고위공직자 623명과 시ㆍ도 단체장 및 광역의원, 교육감 및 교육위원 1,116명 등 1,739명의 재산도 지난해보다 평균 1억6,000만원(14.2%)이 증가했다.
재산 증가액 상위 10위 중 8명은 지방자치단체장이거나 시ㆍ도의원이었다. 또 전체 총재산 기준 10위 안에도 광역의회 의원이 6명이 포함돼 있다.
재산 평가액 최대 증가자는 송명호 경기 평택시장으로, 평택시 팽성읍 밭 등 5건이 수용되고 예금 이자 등이 늘어 39억9,152만원이 증가했다. 이어 서울시의회 나재암 의원이 부동산 평가액 상승 등으로 31억6,034만원이 늘었다. 박주웅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해보다 11억3,135만원이 증가해 총 재산총액이 46억9,599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 공직자로는 삼성물산 회장 등을 역임한 신현확 전 총리의 아들인 신철식 전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이 유일하게 10위안에 들었다. 신 전 차장은 36억3,926만원이 늘어 총 재산도 227억9,215만원으로 3년째 정부부처 고위공직자 재산 1위였다. 토지 가격 상승액이 11억5,000만원이고, 증여 및 배당금, 급여로 인한 예금 증가가 21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재산 증가분을 포함해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공직자는 진태구 태안군수(257억9,835만원)였다. 진 군수는 태안군에 262억원대의 논과 밭, 임야와 8억원 짜리 건물 등을 갖고 있어 전형적인 부동산 부자였다.
이어 신 전 차장, 김귀환 서울시의원(188억2,880만원), 이종학 서울시의원(176억2,188만원) 등의 순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10억7,000만원이 증가한 55억6,943만원을 신고했다.
김종한 기자
■ 국회의원
국회의원 297명의 평균 재산은 21억8,924만원. 전체 국민의 가구당 재?2억4,614만원ㆍ통계청)에 비해 10배나 많다. 또 의원들은 지난해 1인당 1억7,957만원의 재산을 불렸다. 3조원 대의 재산가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을 합할 경우 평균 재산은 142억4,723만원, 평균 증가액은 89억2,645만원으로 늘어난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35명(78.8%), 줄어든 의원은 62명(20.8%)으로 의원들 대부분이 재테크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상 재산을 늘린 의원은 12명, 5억원 이상은 46명에 달했다.
부동산 재산이 10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도 10명이나 됐다. 의원들의 부동산 재산 평균 증가액은 1억9,140만원이었다. 또 의원 중 104명(35%)이 서울 강남과 서초 등 버블세븐에 자신이나 가족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정몽준 의원은 자신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 등의 주식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재산 총액(3조6,043억원)과 증가액(2조6,068억원) 모두에서 1위를 지켰다.
한나라당 고희선 의원은 자신이 소유한 코스닥 기업(농우바이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1년 간 61억원을 불려 증가액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주식 투자로 24억원을 불린 같은 당 이성구 의원이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주식 투자로 16억원의 수익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은 역시 '부자 정당'이었다. 정 의원을 제외해도 한나라당 의원들의 1인당 재산은 33억원으로 부동의 1위였다. 이어 자유선진당 17억원, 민주당은 14억원 등의 순이었다. 재산 상위 10걸 중 7명, 재산 증액 상위 10걸 중 8명이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최문선 기자
■ 사법부·검찰
헌재재판관(27억5,500만원)> 고법부장 이상 고위법관(20억7,700만원)> 대법관(20억500만원)> 법무ㆍ검찰 고위공직자(18억9,000만원).
사법부의 고법부장 이상 고위 법관 133명, 헌재재판관 9명, 법무ㆍ검찰 고위공직자 52명의 재산 분석결과 1인당 평균 재산은 이 같은 순이었다.
1년간 증식된 재산의 평균을 따질 경우에는 헌재재판관 4억9,000만원, 고위 법관 3억9,900만원, 법무ㆍ검찰 고위공직자 3억3,800만원, 대법관 2억9,000만원 순이었다.
사법부, 검찰 고위 공무원들의 재산이 늘어난 이유는 대부분 자택이 서초법조타운 인근 강남에 위치해 상승한 부동산 가격이 반영됐기 때문. 헌재재판관 9명 중 7명, 대법관 13명 중 8명이 서초ㆍ강남ㆍ송파구에 각각 한 채 이상의 아파트나 건물을 갖고 있었다. 주식ㆍ펀드 투자액 수익도 상당했고, 부모 재산 상속 케이스도 있었다.
고위 법관 중에서는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이 77억816만원을 신고, 최고를 기록했다. 조 부장은 특히 57억9,600만원을 예금으로 보유해 눈길을 끌었다. 금액별로는 70억원대가 3명, 60억원대 1명, 50억원대 3명, 40억원대 4명, 30억원대 14명, 20억원대 32명, 10억원대 48명 등 133명 중 105명(79%)이 10억원 이상 보유한 재산가였다.
법무ㆍ검찰에서는 박상길 전 부산고검장이 전년 대비 6억여원 늘어난 59억3,200만원으로 2년 연속 재산 총액 1위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는 50억원대(1명), 30억원대(5명), 20억원대(15명), 10억원대(22명), 10억원 이하(9명)로 83%가 10억원 이상 재산가였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해보다 3억6,000만원 늘어난 44억3,700만원, 임채진 검찰총장은 4억2,200만원 늘어난 23억6,800만원을 신고했다.
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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