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반드시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을 처리할 것입니다. 우리도 새 국회에 넘기지 말고 총선 뒤 현 국회가 조속히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줬으면 합니다.”
한ㆍ미FTA 교섭에서 우리의 베이스캠프였던 한ㆍ미FTA기획단이 28일 2년간의 임무를 마친다. 협상실무을 이끌었던 이혜민(51ㆍ사진) 한ㆍ미FTA기획단장은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로 승진, 7부능선을 넘은 한ㆍ유럽연합(EU) FTA협상의 수석대표로 또다시 FTA 전선에 나선다.
이 대표는 27일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미국측 비준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소개했다. 이 대표는 “한ㆍ미 양국은 내년 1월1일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국의 입장에선 우리만한 메이저 경제국가와의 FTA는 전례가 없는 만큼 부시 행정부도 반드시 임기 내에 처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서명한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이행법안 처리 문제가 걸려 있다. ‘서명순 처리’원칙대로라면 콜롬비아나 파나마와 FTA가 비준되어야 그 다음에 한미FTA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국회의장의 미군살해 혐의 때문에 마찰을 빚고 있는 파나마와 순서를 바꿔 한ㆍ미FTA부터 처리할 것”이라고 최근 동향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도 새 국회(18대 국회)로 넘기지 말고, 현 국회(17대 국회)가 비준동의를 처리해주기를 기대했다. 17대 국회가 한ㆍ미FTA특별위원회를 둬 관련 현안을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에 적임이라는 것. 총선이 끝나도 5월말 이전까지는 현 국회의 임기인 만큼, 얼마든지 비준안 처리가 가능하다.
한ㆍ미FTA 비준동의안은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돼, 올 2월 상임위(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미 의회의 비준과 연계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국의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 국익에 맞는지를 판단해 결정할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ㆍ미FTA 비준이 미뤄지면서, 우리 정부가 상반기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ㆍ유럽연합(EU) FTA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는 EU와 협상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EU측 요청으로 당초 4월로 예정됐던 7차 협상이 한달 미뤄졌고, 자동차기술표준, 원산지 등 핵심쟁점이 남아있지만 이 대표는 “선점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EU는 한ㆍ미FTA 발효를 데드라인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면서 “EU 협상은 물론, 걸프협력기구(GCC) 협상 개시 등 FTA협상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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