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선거운동 첫날… "노인정이 텅 비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선거운동 첫날… "노인정이 텅 비었다"

입력
2008.03.27 18:08
0 0

18대 총선 출마자의 여의도를 향한 ‘13일 레이스’가 27일 시작됐다. 부정 행위를 감시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도 덩달아 바빠졌다. 이날 새벽부터 밤 늦도록 이어진 서울 도봉구와 송파구 선관위의 감시 활동에 동행했다.

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오전 7시. ‘한 표’를 호소하는 출마자 4명과 선거 운동원 80여명의 소리로 시끄럽던 서울 도봉구 창동역 주변에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저승 사자’가 출현한 것이다. 도봉구 선관위 박막심(46) 팀장 등 감시단원 3명이 캠코더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뛰어 들었다. 익숙한 솜씨로 현장을 제압했다. 명함을 나눠주던 중년 여성이 적발됐다. 후보와 배우자, 후보가 지정한 1명 등 3명 이외에는 나눠줄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김태암(50) 지도계장이 이끄는 감시단이 출동한 서울 송파구 잠실역 주변도 상황은 비슷했다. 정당 이름과 로고가 새겨진 점퍼를 입고 나온 후보와 운동원, 같은 색깔 장갑을 착용한 운동원들이 단속에 걸렸다. 김 계장은 “개정된 선거법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생긴 것 같다”며 “경미한 위반사항이라 계도 조치만 한다”고 주의를 줬다.

유세 첫날인 탓인지 후보와 운동원은 허둥댔지만, 감시단원은 매사 척척이다. 박 팀장은 “3개월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팀장급 간부는 1월부터 개정 선거법에 따른 단속 지침을 익혔으며, 7일부터는 실제로 팀원들과 예행 연습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도봉구 감시단은 점심 때 A노인정으로 출동했다. 은밀한 향응의 현장을 덮치기 위해서다. 그러나 평소 40~50명이던 노인정에 5~6명뿐이다. 실제로 은밀한 식사 대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인 것이다. 인근 식당을 모두 뒤졌으나 현장을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다시 알아보기로 하고, 사무실로 일단 복귀했다.

오후 2시 박 팀장과 김 계장 모두 감시 임무를 다음 팀에게 넘겼다. 도봉구 선관위는 갑ㆍ을 선거구에 3인1조로 구성된 지역팀을 오전 1개, 오후 2개 조씩, 송파구는 갑ㆍ을ㆍ병 3개 선거구에 오전ㆍ오후 각각 1개 조의 감시단을 운영한다.

오후부터 선거 운동원으로 추정되는 시민들의 불법 선거운동 제보 전화가 잇따랐다. ‘A후보가 한 동네에 현수막을 두 개 달았다’, ‘B후보 선거운동원이 선거법이 규정한 20명을 넘는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래도 제보인지라 감시단원은 현장에 출동, 현수막과 선거운동원 숫자를 점검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자, 감시단원은 길목 지키기에 나섰다. 은밀한 돈거래 제보가 들어오면 30초 안에 출동하는 기동팀은 사무실에 대기하고, 감시팀은 주차장이나 음식점 주변 등 취약지역에서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았다. 다행히도 선거 운동 첫날 송파ㆍ도봉 두 곳에서는 큰 문제 없이 하루가 저물었다.

김 계장은 “공천파동 등으로 총선에 대한 국민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며 “부정 선거를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인센티브와 거리 홍보 등으로 투표율을 올리는데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이대혁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